무슨 돈으로?… 빚더미 지자체 사업확충 빈축

입력 2010-09-09 18:57

빚더미에 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또다시 대규모 신규 사업을 추진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오투리조트의 대주주인 강원도 태백시는 내년부터 2015년까지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의 옛 물길을 되살리는 생태복원사업을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생태계를 보존하고 시민들에게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시민들은 시가 불요불급한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시는 오투리조트 차입금 560억원에 대한 이자 14억원을 내지 못하면서 매일 2300만원씩 연체이자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생태복원사업이 환경부로부터 국비지원사업으로 확정되더라도 최소한 사업비의 21%에 해당하는 126억을 부담해야 한다.

재정자립도가 전국 230여개 지자체 가운데 꼴찌인 전남 신안군도 2년 넘게 중단됐던 군청 신청사 공사를 슬그머니 재개해 눈총을 사고 있다. 압해면 신장리 3만90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지어지는 신청사 공사는 2007년 6월 막대한 사업비와 위치 부적절 등의 부정적 여론에 밀려 중단됐다. 군은 현재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해 공사를 재개했다. 시는 재정난으로 공사비를 충당하기 어렵게 되자 한국재정공제회로부터 이율 3%, 10년 균등상환 조건으로 84억원을 빌렸다.

2조4700억원의 빚에 허덕이고 있는 인천시는 2014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을 강행하기로 했다. 시는 사업계획 변경과 국비지원, 저가입찰을 통해 건축비를 3180억원에서 1078억원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지난 8일 주경기장 신축비 지원 여부를 인천시와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현재 8개 자치구와 군에 지급해야할 재원조정 교부금 가운데 30.4%만 지급할 정도로 재정 사정이 열악하다.

앞서 빚을 갚을 능력이 안된다며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했던 성남시는 이재명 시장의 공약을 이행한다며 수천억원을 들여 공원 조성 산업을 추진하면서 물의를 빚었다. 시는 비판 여론에 부딪히자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한발짝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전국종합=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