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개편안 사실상 백지화… 당정, 특채 50%로 확대 않기로

입력 2010-09-09 21:27

정부와 한나라당은 9일 5급 공무원 특별채용 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행정고시 개편을 위해 특채 비율을 50%로 확대하려던 정부안은 백지화됐다.

당·정은 이날 고흥길 정책위의장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5급 공무원 채용에서 특채 비율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행정고시 특채 비율은 지난해 27.4%였고, 지난 10년간 평균은 37.4%였다.

당·정은 현행 행시제도의 명칭을 5급 공개채용 시험으로 변경하되 선발인원은 현행 수준인 260∼300명 선을 유지키로 했다.

국회 행안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정권 의원은 브리핑에서 “특채 비율을 매년 40%가 넘지 않도록 했고, 전체적으로 현재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면서 “당에서 입장을 설명했고, 행안부가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12일 필기시험 위주였던 공무원 채용 방식을 개방형으로 전환키 위해 향후 3∼4년에 걸쳐 5급 신규 공무원의 절반을 특채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여당에선 “현대판 음서제도가 될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게다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정부안이 친서민과 ‘공정한 사회’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정은 이와 함께 각 부처별로 실시하고 있는 특채를 내년부터는 행안부가 채용박람회 형식으로 일괄 실시키로 했다. 특채 선발 규모와 시기는 추후 결정키로 했으며, 특채 제도의 명칭도 변경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무원 선발제도 세부 시행방안에 대해선 향후 공개 토론회를 열어 전문가와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로 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