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서 정년 퇴임하는 쿵칭신 교수, 30여년 중어중문학 한국에 전파

입력 2010-09-09 19:19

“학생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외국인인 제가 정년을 무사히 마칠 수 없었을 겁니다.”



대만 국적으로 영남대에서 30여년간 교편을 잡아온 쿵칭신(孔慶信·65) 중국언어문화학부 교수가 오는 14일 정년 퇴임식을 앞두고 9일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쿵 교수가 영남대 강단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1980년 3월이었다. 대만의 국립 타이완대학 국제무역학과를 졸업한 쿵 교수는 당시 한국을 자주 드나들다 알게 된 영남대의 한 교수로부터 중어중문과(현 중국언어문화학부) 신설에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 영남대와 인연을 맺었다.

쿵 교수는 중어중문과 개설과 함께 영남대 교수로 부임했고 그동안 중국문학, 중국어회화 및 작문, 중국어능력시험(HSK) 준비과정 등을 중심으로 강의에 전념했다. 현재 영남대 중국언어문화학부 소속 전임교수 6명 가운데 5명이 직접 가르친 제자이고 다른 대학 교수 중에도 제자들이 적지 않다.

쿵 교수는 80년대 말 ‘재한 중국인 교수연합회’를 만들어 초대회장까지 지내는 등 한국 내에서 중어중문학의 보급에 기여했다. 그는 정년퇴임 후에도 시간강사로 이 대학 대학원에서 중국문학과 중한번역과정을 가르칠 계획이다.

쿵 교수는 “한국과 대만은 둘 다 유교를 바탕으로 한 나라지만 스승에 대한 학생들의 존경과 예의는 한국 학생들이 훨씬 극진하다”면서 “학생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한 힘이 다하는 날까지 강단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