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에 세금 낮춰줄 여유 없다” 오바마, 연일 경제문제 정면돌파 의지 발언
입력 2010-09-09 21:3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들어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연일 강도 높게 경제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상황이 아주 좋지 않은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어떤 고난도 극복해 나가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한다. 경제위기 책임을 공화당에 돌리는 역공을 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이슈 부각은 11월 중간선거를 감안,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ABC방송과 가진 녹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가 ‘현재 경제 상황에 만족하느냐’를 묻는 국민투표라면 민주당은 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모든 사람이 ‘미국 경제가 지금까지보다는 나아져야 한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용은 9일 방영된다.
그의 언급은 좋지 않은 경제 사정으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 그렇지만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는 국민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경제회복을 위해 ‘발목 잡는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선택해 달라는 메시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방문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부자들의 세금을 낮춰줄 정도로 미국 경제가 여유 있지 않다”고 공화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공화당은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 연장조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말로 끝나는 감세정책에 대해 중산층에게만 연장해 주기로 확정한 상태다.
부유층에 대한 감세조치 연장, 재정지출 축소를 주장하며 공화당이 자신을 몰아세우자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한 정책”이라고 역공했다. 공화당에서 공격의 선봉에 서 있는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해 “앞으로 중산층 감세 문제를 더 이상 볼모로 잡지 말라”고 경고했다. 오하이오주는 베이너 대표의 지역구다.
베이너 대표는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하원의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는 부유층 감세 재정지출 문제 등 현 정권의 경제정책을 사사건건 반대해 왔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비판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화당 비판은 이번 주 들어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6일 경기부양책 발표(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는 공화당이 이익단체들의 “앞잡이(shill) 노릇”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또 “나를 개(dog)처럼 얘기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을 “경제를 시궁창으로 몰아넣었는데, 이제 와서 열쇠(해결책)를 내놓으라고 떼쓰고 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