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가족 함께하는 ‘힐링 터치’ 이희대 교수 “환자 위한 예배는 그 자체가 치료”

입력 2010-09-09 20:23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장인 이희대(58·주님의교회) 교수는 9일 깊은 감회에 젖었다. 이 교수가 창립을 주도한 ‘암 환자와 가족이 함께하는 힐링터치(Healing Touch;치유의 손길) 5주년 감사예배’가 열렸기 때문이다.

“치유의 손길이란 이름처럼 병원에서 드려지는 이 예배는 살고자 하는 희망을 포기하기 쉬운 암 환자들에게 큰 위로와 소망이 되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유방암 수술 명의다. 그리고 그 자신이 현재 4기 암 환자이기도 하다. 2003년 대장에서 발생한 암은 간과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중도에 포기하고 유서도 썼다. 골반 뼈를 잘라내 지금은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그런 그가 진료와 수술을 하며 암 환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제가 암 4기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소망을 품는 진짜 이유는 하나님이 생명의 5기를 준비해 두고 계시다는 것을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이제 암은 제게 차라리 축복입니다.”

그가 밝히는 암 퇴치 비결은 이겨낼 수 있다는 강한 의지와 영적인 힘이다. 이날 힐링터치 예배를 인도한 이 교수는 “암 치료 과정에서 몸무게가 20㎏이나 빠졌지만 암과 사투를 벌이면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로 버텨왔다”고 털어놨다. 또 “채식 위주의 식단과 가능하면 걸어다니려고 노력한 끝에 완치는 아니지만 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통증이 아직 남아 있지만 지금 내 마음은 무척 기쁘다”며 “통증 덕분에 하나님을 더욱 깊이 만날 수 있게 됐다”고 간증했다.

최근 대장암 홍보대사에 임명된 그는 이제 ‘암과 싸우는 암 전문의’ 혹은 ‘암 고치는 암 환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이 예배는 이 교수를 비롯해 정준 황승현 이승아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과 암 환자, 그 가족들이 주축이 되어 드려 왔다. 평소에는 30∼40명이 모여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서울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에서 열린다. 이 교수는 암 환자를 상담하곤 한다. 수백, 수천 명의 암 환자와 가족들이 힐링터치 예배를 함께 드리는 것이 이 교수의 꿈이자 소망이다.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180여명이 암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한국교회가 이들의 영적 치료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암에 걸린 뒤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는 이 교수. 그는 이제 암 환자를 위한 희망 전도사다. 그는 “암 환자를 위한 예배는 그 자체로 치료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면서 “이 예배를 통해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회복되는 하나님의 귀한 역사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