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대상 훈련 정운길 SMTC원장… ‘선교사 헬퍼’가 더 빛날수 있습니다

입력 2010-09-09 18:17


“은퇴 시기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조로현상이 밀려와요. 은퇴 후 못했던 것을 한다 해도 1년이면 충분합니다. 그 다음엔 뭘 할 건가요. 하나님 볼 날이 가까운데 놀다가 천국 가겠다고요? 남은 인생을 선교지에서 보내는 게 어떨까요.”

미국 실버선교회 실버선교훈련원(SMTC) 원장 정운길(68·사진) 선교사는 ‘왜 시니어 선교사냐’고 묻자 기다렸다는 듯 말을 쏟아냈다. 그가 말하는 시니어 선교는 거창한 비전이나 포부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리만 옮겨 은퇴생활을 하자는 것이다. 대신 수십년간 터득한 경험과 기술을 선교하는데 활용하자는 접근이다.

실버 또는 시니어 선교사란 40∼80세에 해당하는 은퇴자들이 삶의 후반기를 선교 현장에서 보내는 사람들을 말한다. 대부분 60∼70년대 산업화 과정을 겪은 세대들로 세계 어디를 가든 적응하고 현역 선교사 못지않게 활동한다.

정 선교사는 1992년 시니어 선교사가 되기 전까지 30년간 교직생활을 했다. 영어 교사로 일하던 그는 남서울교회 파송을 받아 태국 선교사로 7년을 활동했다. 평생 학생과 살았던 그는 선교지에서도 가르치는 일을 계속했다. 태국복음주의신학교(TES)에서 학생을 가르쳤고 방콕인터내셔널아카데미스쿨(BIAS) 초대 교장을 역임했다.

10년 전부터는 미국 시카고를 중심으로 한인 대상 실버선교 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55회의 훈련과 5회의 단기선교를 실시했고, 한인 1344명에게 실버 선교를 소개했다.

정 선교사는 시니어 선교사는 철저히 현장 선교사들의 ‘헬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니어 선교사는 현장 선교사처럼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면 안 됩니다. 건강을 고려해 잘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합니다. 괜한 영웅심을 버릴 때 선교를 이룰 수 있습니다.”

정 선교사는 11월 8∼12일 서울 남서울교회와 신반포교회에서 열리는 ‘21세기 선교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