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데뷔 속성반’ 예능 프로를 타라

입력 2010-09-09 19:10


지금은 엄연히 톱스타 반열에 오른 손예진과 지성은 12년 전 한 소개팅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의 상대방으로 출연한 ‘연예인 준비생’이었다. 이들처럼 연예인 지망생들이 예능 프로그램의 일반인 출연자로 기회를 잡아 연예계에 데뷔하는 일이 종종 있다. 예나 지금이나 ‘출연→관심 급증→데뷔’의 공식은 같다. 차이가 있다면, 방송 출연 후 일반인 꼬리표를 떼는 시간이 짧아졌고, 출연자도 인지도가 없는 ‘중고 신인’으로까지 확대됐다는 점이다.

일반인이 데뷔하는 가장 흔한 경로는 소개팅 프로그램이다. 2002년 KBS 2TV에서 방영된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이 대표적이다. 남자 연예인의 미팅 상대로 나온 사람 중 일부는 이제는 인기 연기자가 됐다. 이윤지 윤정희 이윤미 서지혜 등 ‘산장 출신 연기자’는 10명이 넘는다. 2008년 MBC에서 방영한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는 노래부터 연기까지 종횡무진하는 유이(애프터스쿨)를 배출했다. 현재 MBC에서 방영 중인 ‘뜨거운 형제들’은 정모레 조기쁨을 대중에게 알렸다.

10년 전만해도 연예인 지망생들은 방영 때 잠깐 관심을 받은 후 잊혀졌다. 이들이 스타가 되면 오래 전 그 경력이 화제가 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인으로 출연한 후 본격적으로 연예 활동을 펼치기까지는 3개월을 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 6월 20일 ‘뜨거운 형제들’에서 탁재훈과 싸이먼디의 소개팅녀로 등장한 정모레는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돌멩이’편에 조연급으로 출연했다. 최근 한국경제 와우TV의 시트콤 ‘김과장&이대리’에서 캐스팅이 확정된 조기쁨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뜨거운 형제들’ 출연 후부터 여러 인터넷 매체의 주목을 받았고,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과 소통하면서 급속하게 인지도를 높여갔다.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일반인에게는 연예계 등용문이다.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에, 연예 경력은 있지만 인지도가 낮은 ‘중고 신인들’이 많이 찾는다. KBS 2TV ‘남자의 자격’의 33명으로 구성한 ‘남격 합창단’에는 가수를 지망하는 일반인이나, 인지도가 미미한 ‘중고 신인’들이 출연했다.

2008년 크라운제이의 ‘케빈은 바람둥이’에서 피처링으로 참여했지만 인지도가 낮았던 손안나는 ‘남자의 자격’ 출연 때 눈길을 끌어 오는 10일 ‘안나’라는 예명으로 싱글 ‘5분만’을 발표한다. 청아한 목소리로 인기를 끈 선우도 유명 작곡가 이트라이브와 함께 앨범 작업 중이다. 선우는 다수의 뮤지컬과 연예 프로그램 리포터로 활동했지만, 대중들에게는 낯선 존재였다.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배다해는 크로스오버 뮤직을 하는 4인조 바닐라루시의 멤버였다. 지난 4월 첫 앨범 ‘비행소녀’를 냈던 이 신인 그룹은 배다해가 주목을 받으면서 덩달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