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이란 제재안 발표] 이란 대사관 “당분간 내놓을 입장 없다”
입력 2010-09-08 18:54
정부가 독자적인 이란 제재안을 8일 발표하면서 공은 이란 정부에 넘어갔다. 이란은 일단 신중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주한 이란대사관 측은 “한국 정부의 (대이란 독자제재) 발표와 관련해 말씀드릴 게 없다”면서 “오늘 오전 대리대사에게 다시 확인했을 때도 ‘당분간 입장을 내놓을 것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란 대사관 측에 따르면 현재 모하마드 레자 바크티아리 주한 이란대사는 본국에 있다. 바크티아리 대사는 자국 정부와 한국의 독자재재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의 대응은 바크티아리 대사가 한국에 들어오는 14, 15일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가 주시하고 있는 것은 이란 중앙은행에 원화 계좌를 신규 개설하는 문제다. 정부는 원유를 포함한 합법적인 거래는 최대한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한국·이란 거래의 통로였던 이란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이 영업을 못하게 된 상황이다. 따라서 결제 통로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원유 수출 대금결제 등 상호 이익이 되는 부분이 많아 이란이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바크티아리 대사는 지난달 9일 국내 언론과의 접촉에서 우리 정부의 이란제재와 관련해 “친구는 어려울 때 등 돌리지 않는 법”이라면서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제재방안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