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 3일째… “노회별로 여성 총대 1명 이상 선출 권장을”

입력 2010-09-08 16:12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제95회 총회 3일째를 맞은 8일 오전 경남 창원 양곡교회에는 고 한경직 목사의 육성이 울려퍼졌다. “은혜를 받았으면 갚을 줄 아는 성도가 돼야 한다”는 내용의 강직하고도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총회장 안이 잠시 숙연해졌다. 이는 현재 논란 중에 있는 서울 합정동 양화진외국인순교자묘역 내 예배당 사용권 분쟁에 대한 하나의 근거로 제시된 것이다.

총회 양화진문제해결을위한대책위원회 서기 김진홍 목사는 양화진 예배당 사용권을 놓고 외국인 교회인 유니온교회와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사이의 갈등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 뒤 고 한 목사가 1983년 11월 13일 ‘은혜와 보답’이라는 제목으로 한 설교 동영상을 상영했다. “서울에 외국인들만 모이는 교회가 있는데 교회는 있으나 예배당은 없습니다. 우리 한국 교회가 힘을 모아 이 외국 사람들을 위해 예배당을 하나 지으려고 힘쓰는 중입니다” 등 설교 내용을 예배당 사용권이 유니온교회에 있다는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평신도지도위원회가 “총회에 노회 당 여성 총대를 각 1명 이상 선출할 수 있도록 권장해 달라”고 청원한 데 대해 허락하는 순서에서는 총대들 사이에 술렁임이 있었다. 보고자가 ‘권장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서야 허락이 떨어졌다. 여성 총대 증가에 부정적인 교단 정서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번 총회 총대 1500명 중 여성은 9명, 전체의 0.6%에 불과하다.

평신도지도위원회는 또 새로운 교회 양육 시스템으로 인해 남신도회, 여전도회 등 교회 성장과 선교를 위한 공동체 활동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안을 수립해 달라고 청원, 허락을 받았다.

WCC 10차 총회 준비위원회 보고 순서에서도 총대들 사이에 분분한 의견이 터져나왔다. 부산 지역 총대들은 “준비위 조직 내에 WCC 총회 개최지인 부산 지역 참여자가 없다” “세계적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 양성 등 지금부터 시급히 진행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준비 속도가 느리다” 등의 발언을 내놨다. 또 예장 합동 등 보수 교단의 참여 유도 방법을 강구해 달라는 요청 등이 있었다.

이에 이광선 전 총회장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자격으로 나와 “우리 교단만이 WCC 총회를 준비한다는 일부 오해가 있는데 이는 분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2014년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도 같이 지지한다는 것을 밝히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교단으로 인식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