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DJ자서전’ 김정일에 전달 놓고 고심
입력 2010-09-08 21:35
통일부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특임장관실은 최근 통일부에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김 위원장에 전달해 달라는 의사를 전했다. 이희호 여사가 지난 2일 김대중도서관을 찾아온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자서전 전달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통일부는 특임장관실의 협조 요청에 따라 자서전 전달 경로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공식적으로 반출승인 신청이 접수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천안함 사태와 5·24 조치 이후 남북관계가 단절된 만큼 자서전 전달 요청에 난처해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그러나 최근 대한적십자사의 대북 수해 지원 가능성이 커지는 등 남북관계가 변화기류를 보이고 있어 통일부가 자서전 전달 요청을 거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가 자서전을 전달할 경우 남북 간 경의선·동해선 군 통신선 외에 유일하게 가동되고 있는 개성공단 채널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과 북은 천안함 사태로 당국 간 대화 채널이 끊기자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인편으로 통지문을 교환하고 있다. 대승호 송환 및 대북 수해 지원과 관련한 전통문도 이 채널을 통했다.
엄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