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슈퍼 박테리아’ 공포 확산… 첫 원내 감염 불거진 병원은 당분간 입원 환자 안 받아
입력 2010-09-08 21:17
일본에서 슈퍼박테리아 감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도쿄의 한 대학병원에서 최근 항생제가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多劑耐性菌)으로 9명이 숨진 데 이어 6명이 추가로 다제내성균에 감염돼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8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도쿄 시내 세타가야(世田谷)구의 유린병원(有隣病院)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 이후 입원한 환자 8명이 다제내성균의 일종인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MRAB)’균에 감염된 상태에서 4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2명은 MRAB균이 직접 사인(死因)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도쿄 이타바시(板橋)구에 있는 도쿄도 건강장수센터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5월 이후 환자 20명으로부터 MRAB균이 검출됐고, 이 가운데 남성 환자 1명(76) 등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감염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며 “환자 20명 중 18명이 병원 안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MRAB균 원내 감염 문제가 처음 불거진 도쿄 데이쿄(帝京)대병원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자가 처음에 발표한 46명이 아니라 53명이라고 정정했다.
앞서 이 병원은 감염자 46명 중 27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9명의 사인이 MRAB균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병원은 이어 추가 감염자 7명 중에서는 4명이 숨졌지만, 이중 몇 명이 MRAB균 때문에 숨졌는지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은 당분간 신규 구급환자나 입원 환자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또 도치기(檜木)현의 돗쿄의대병원은 지난해 치료를 받고 퇴원한 50대 남성 환자로부터 MRAB균보다 전염성이 강한 다제내성균인 ‘뉴델리 메탈로 베타 락타메이즈-1(NDM-1)’ 유전자를 지닌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일본 화학요법학회의 조사 결과 약 10년 전 일본에서 처음으로 사망자를 낸 다제내성녹농균(多劑內性綠膿菌)이 전국 병원의 66%에서 환자로부터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최근 데이쿄대병원에서 문제가 된 다제내성균인 MRAB균도 다제내성녹농균처럼 광범위하게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신문은 예상했다.
또 후생노동성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까지 MRAB균은 전국 847개 병원에서 98건이 검출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