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부동액 넣어 K9 자주포 엔진 구멍… 현재 500여문 실전 배치

입력 2010-09-08 21:16

육군이 K-9 자주포에 들어가는 부동액을 잘못 넣어 엔진 38점에서 문제가 발생해 정비했거나, 정비 대기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8일 “2005년부터 K-9 자주포 엔진에서 ‘캐비테이션’ 현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며 “2007년까지 엔진 15점에서, 2007년 이후 지금까지 23점에서 각각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캐비테이션은 엔진 실린더를 냉각시키는 부동액이 강한 충격으로 거품이 발생해 실린더 벽을 마모시켜 구멍이 뚫리는 현상이다.

2007년 이전에 캐비테이션 현상을 일으킨 엔진 15점은 제조업체가 무상으로 수리를 완료했으나, 2007년 이후 발견된 23점은 현재 정비 대기 중이다. 1점당 수리비는 400여만원이다.

군 관계자는 “엔진에는 전용부동액(TK-6-03-01012)을 써야 하는데 육군에서 공개경쟁입찰로 일반 부동액을 계약해 사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애초 엔진 제조업체에서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부동액 구매예산을 줄이기 위해 공개경쟁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부동액 가격은 1드럼당 34만원이고, 일반 부동액은 25만원이다.

군 관계자는 “터키로 수출한 K-9 자주포에서는 캐비테이션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엔진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K-9 자주포는 1000여문을 전력화한다는 계획에 따라 현재 500여문이 실전 배치됐고, 터키에 216문이 수출됐다.

최현수 군사전문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