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800장 분량 故 이윤기씨 유고 발견…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 출간 예정
입력 2010-09-08 19:33
지난달 27일 작고한 번역가 겸 소설가 고 이윤기씨의 유고(遺稿)가 발견됐다.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는 장례를 마친 지난 1일 유족들이 원고지 800장 분량의 글과 이미지 파일 등 유고를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유고의 서문 말미에는 고인이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겪은 소회가 적혀 있다. “특히 좌절을 자주 경험하는 독자들을 위하여 활을 겨누듯이 겨냥하고 쓴다. 먼 길을 가자면 높은 산도 넘고 깊은 물도 건너야 한다. 먼 바다를 항해하자면 풍랑도 만나고 암초도 만난다. 이 장애물들이 바로 개인의 흑해, 개인의 심플레가데스(박치기하는 두 개의 섬, 즉 커다란 난관)다. 이것이 두려워 길을 떠나지 못한다면 우리 개개인에게 금양모피(황금양의 털가죽)는 없다.” 그는 “잔잔한 바다는 결코 튼튼한 뱃사람을 길러내지 못한다. 신화적인 영웅들의 어깨에 무동을 타면 우리는 더 멀리 볼 수 있다. 내가 영웅 신화를 쓰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글을 마쳤다.
유고는 금양모피를 찾아 떠난 그리스 영웅들의 모험을 다루는 내용이다. 고인의 유고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란 이름으로 10월 중 출간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