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류현진, 거침없던 ‘괴물’이 지쳤다
입력 2010-09-08 17:55
지칠줄 모르고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던 ‘괴물’ 류현진(23·한화)이 멈춰섰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8일 “류현진이 피로가 쌓였고 구위도 좋지 않아 선수 보호 차원에서 당분간 휴식기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본인도 팔꿈치가 묵직하다고 말하고 있어 굳이 무리시킬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며 “그때그때 회복 컨디션을 지켜보면서 등판 시기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류현진의 왼쪽 팔꿈치 상태는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아볼 정도의 부상으로 파악되지는 않았다.
특히 류현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 국가대표로 선발돼 필승카드로 선발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기 때문에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등판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감독은 “시즌이 끝나고 아시안게임과 같은 큰 경기도 남아있기 때문에 더욱더 선수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류현진의 시즌 20승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 갔고 다승왕 경쟁과 승률 부문에서도 다른 선수들의 추월을 당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류현진은 올 시즌 21경기에 선발로 등판, 5차례 완투를 포함해 192¼이닝(경기평균 7¼이닝)을 소화했으나 최근 들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넥센 강귀태에게 홈런을 맞으며 퀄리티스타트 기록행진이 깨진 이후 지난 2일 삼성 경기에서는 올 시즌 자신의 최소 투구이닝인 5이닝만을 던지고 강판되기도 했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하면서 16승4패를 올려 김광현(16승·SK), 양현종(15승·KIA)과 다승왕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 당분간 출전할 수 없게됨에 따라 다승왕은 김광현과 양현종의 양자 대결로 압축될 전망이다.
또 승률 부문에서도 류현진(0.800)이 삼성 차우찬에게 1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9승1패로 ‘장외 1위’인 차우찬이 앞으로 1승만 더 거두면 승률이 0.909(10승1패)가 돼 류현진을 제치고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