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천동굴 호수서 눈먼 물고기 서식 확인
입력 2010-09-08 17:55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시 구좌읍 용천동굴 호수에서 동굴성 어류가 처음 발견됐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KBS-1TV 환경스페셜 제작진이 지난 7∼8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호수에 사는 눈먼 물고기의 서식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동굴성 어류는 미끈 망둑어과에 속하는 미확인종이다.
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에 따르면 이 어류는 주둥이가 뭉툭하고 길이는 4∼7㎝에 몸이 가늘며 머리는 크고 납작하다. 눈은 퇴화돼 검은 형태로 피부 속에 함몰돼 있다. 몸 색깔은 투명하거나 분홍색인데 이는 몸속 색소포가 소실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동굴성 어류는 주로 모래로 된 호수 바닥에 서식하며 일반 어류와는 달리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유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느러미를 움직이지 않으면 가라앉는 것으로 미뤄 부레도 퇴화한 것으로 보인다.
용천동굴 호수가 오랜 기간 외부와 격리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발견된 어류는 동굴 내부에서 퇴행성 진화가 진행된 신종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어류가 발견된 적이 없어 우리나라 최초의 동굴성 어류일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김병직 박사 등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어류는 현재 10개체 밖에 없는 매우 희귀한 어류로 생물학적 정보도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