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호 음식점 오진암, 57년 역사 마감

입력 2010-09-08 21:25

서울시 음식점 1호 업소로 등록된 종로구 익선동의 오진암(梧珍庵)이 문을 연 지 57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오진암은 삼청각과 대원각 등과 함께 1970·80년대 요정정치의 무대로 정치인과 기업인 등 유명인들이 자주 찾았던 곳이다.

8일 서울시와 종로구 등에 따르면 1953년부터 오진암을 운영해오던 조모(92)씨가 지난달 건강문제로 폐업한 뒤 건물이 매각돼 철거됐다. 오진암 터에는 호텔이 들어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진암은 1900년대 초 지어진 2310㎡(약 700평) 규모의 단층 한옥이다. 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북한 박성철 제2부수상이 7·4 남북공동성명을 논의한 곳으로 유명하다. 1990년대까지도 각계 유력 인사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오진암이 문화재 보존 가치가 있는지를 검증하려고 자료를 수집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다가, 오진암이 개인 재산이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황일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