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데스크 전정희 종교기획부장의 프롤로그

입력 2010-09-08 16:12

실천적 신앙가인 바울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도 더 많이 갇히며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다고 고백합니다. ‘40에 하나를 감한 매를 다섯 번’ ‘세 번의 태장’ ‘한 번 돌로 맞고’ 등 폭력 앞에 그저 예수처럼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누구를 위해서였겠습니까. 이웃을 위해서였지요.

요즘 우리 크리스천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매 맞기’를 두려워합니다. 되레 선제 타격으로 화를 자초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말하기 꺼리는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개독교’입니다. 이웃으로부터 이 지경이 됐습니다. 이웃과 함께하지 않은 죄과지요.

국민일보가 만드는 ‘목요일에 만나는 이웃’은 모진 매질에도 우리를 선하게 바라보는 예수와 바울의 눈빛을 떠올리며 만듭니다. 저를 포함한 5명의 기자는 성정이 나름대로 고약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신앙 안에서 바르게 살려고 하는 자세만은 같습니다. ‘이웃’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표지이야기’의 아르세니아 부부는 8년 전 제가 취재해 국민일보 미션면에 보도한 바 있습니다. 신혼 며칠 만에 매 맞아 죽은 베트남신부 이야기에 놀라 그들이 어찌 사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섬 총각이었던 남편 박 집사님, 복 받으신 겁니다.

가수 김장훈 어머니 김성애 목사님이 “줄 때는 아낌없이 다 줘야지. 빵 한 조각 떼어 주는 것처럼 하면 안 돼”하신 말씀도 와 닿습니다. ‘성자가 된 종지기’ 권정생 선생 취재 내내 한국 교계에 화가 났습니다. 개교회 중심의 이기가 상징적으로 드러나 보여서였습니다.

청빈했던 권 선생의 토담집 섬돌이 눈에 선합니다. ‘이웃’이 세상을 향한 섬돌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