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호 가족 “꿈만 같아… 얼굴보니 실감”
입력 2010-09-08 00:20
“무사귀환이 꿈만 같습니다.”
지난달 8일 동해 대화퇴 어장에서 조업하다 북한에 나포됐던 포항선적 오징어 채낚기 어선 대승호(41t)가 7일 속초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대승호와 선원 7명은 이날 오후 4시15분 강원도 고성군 저진 동방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북측으로부터 해경 경비함에 인계돼 오후 8시45분쯤 속초항 해경전용 부두로 귀환했다. 500t급 해경 경비함 2척의 호위를 받으며 속초항에 도착한 대승호 선원들은 하선과 동시에 가족 품에 안겨 재회의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은 허락된 1분 동안 눈물을 흘리며 말없이 서로의 손을 꼭 쥐었다.
선장 김칠이(58)씨는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조기 송환을 위해 노력해준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감사한다. 아픈 사람이 없어 다행이다. 나머지 사실은 조사에서 다 밝히겠다”고 말했다. 선원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간단히 답변한 뒤 곧바로 해군 소속 미니버스에 몸을 싣고 선착장을 떠났다.
정부는 국가정보원과 군, 해경 등으로 합동조사단을 꾸려 양양 지역 군부대에서 선원들의 월선 경위와 북한 체류 생활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단은 선원들의 건강과 선박의 이상 여부를 선상에서 1차 확인한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이날 오후 4시10분쯤 속초항에 도착했다. 애타는 마음으로 속초해경 2층 휴게실에서 4시간여를 기다린 가족들은 선원들의 얼굴을 보자 그제야 실감이 나는 듯 눈물을 쏟아냈다.
대승호 선장 부인 안외생(55)씨는 “박광선 연안호 선장으로부터 ‘요즘은 예전과 다르니 걱정 말고 밥 잘 먹고 건강 잘 챙기라’는 격려 전화가 왔었다”며 “그러나 막상 얼굴을 보니 남편이 그동안 했을 고생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아들 현수(31)씨는 “조사가 끝나 집에 돌아오시면 평소 좋아하시는 고등어 요리를 많이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승호는 지난달 7일 오후 6시30분쯤 대화퇴 어장에서 조업 중이라고 포항 어업정보통신국에 위치를 보고한 뒤 통신이 끊겨 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것으로 추정됐었다.
속초=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