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쌀·시멘트 지원을”… 정부, 긍정적으로 검토
입력 2010-09-07 18:35
북한이 남북 적십자 채널을 통해 쌀과 중장비, 시멘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우리 정부는 이를 긍정적인 방향에서 검토하고 있다.
통일부는 7일 “북측 조선적십자회가 지난 4일 오후 6시쯤 대한적십자사 앞으로 쌀과 중장비, 시멘트 지원을 요구하는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는 한적이 북측의 수해와 관련, 지난달 31일 100억원 규모의 긴급 구호 지원을 제안한 데 따른 북측의 수정 제의다.
북측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보내온 통지문에서 “남측이 수해 물자를 제공할 바에는 비상식량, 생활용품, 의약품보다 쌀과 수해 복구에 필요한 시멘트, 자동차, 굴착기 등을 제공하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당초 한적은 쌀과 중장비, 시멘트를 제공할 계획이 없었다.
정부 반응은 긍정적이다. 다만 북한의 요청 품목 가운데 어떤 품목의 지원이 가능한지, 지원 분량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관계에 전반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북측이 순수한 민간단체도 정부도 아닌 한적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점, 수해 지원을 위한 긴급구호 성격, 인도주의적 문제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이번 지원은 긴급구호의 성격을 갖는 만큼 2∼3일 논의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북측 제의를 수용, 쌀 등을 보낼 경우 천안함 사태로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 개선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해물자 지원을 위한 남북 적십자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