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유명작가, “김일성, 과로·전우 부고에 쓰러졌고 응급조치 늦어져 숨져”
입력 2010-09-07 21:51
고(故) 김일성 북한 주석이 과로와 전우의 급사 소식에 의한 충격으로 쓰러졌으며, 병원 이송 지연 등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망했다고 중국의 유명 작가가 주장했다.
마오쩌둥(毛澤東) 선집 등 정치인의 전기를 주로 쓴 유명작가 예융례(葉永烈)는 최근 톈진교육출판사가 출간한 ‘진실의 북한(眞實的朝鮮)’이란 책에서 김 주석의 사망 원인을 격무로 인한 과로와 전우의 부고 충격 등에 따른 심근경색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은 7일 텅쉰 등 중국 포털 사이트 등에서도 공개됐다.
예융례는 책에서 김 주석이 사망한 1994년은 북한과 미국이 핵문제로 맞서는 상황에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특사로 김 주석과 회동하고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던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고 소개했다. 김 주석은 카터가 방북했던 그해 6월 16일을 전후해 마라톤회담을 했고, 정상회담 준비상황 점검에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지방에 내려가 추수 상황 등을 점검한 뒤 7월 7일 묘향산의 별장으로 돌아왔다.
김 주석은 그날 밤 남북회담에 필요한 문건을 결재한 뒤 비서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자신을 친형처럼 따랐던 빨치산 전우 조명선(趙明選) 상장(대장)이 갑자기 숨졌다는 것이다. 김 주석은 과로와 충격 속에 바닥으로 쓰러졌고, 원인은 급성 심장발작으로 추정됐다고 예융례는 밝혔다.
사망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전했다. 김 주석은 평소 심장병 병력이 없어 의료진은 응급 의약품을 준비하지 않았다. 묘향산 부근엔 변변한 병원도 없었다. 비서진은 급히 헬리콥터를 불러들여 평양 최고의 병원인 봉화병원으로 이송하려 했다. 그러나 어두운 밤에 비바람까지 불고 안개까지 끼어 출동한 첫 헬리콥터가 묘향산 정상에 부딪치는 사고가 났다. 급히 두 번째 헬리콥터를 출동시켜 다음날 새벽 봉화병원으로 옮겼으나 김 주석의 심장은 멈춘 상태였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