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스폰서검사 특검’ 1차 수사 종료 한달동안 주변만 맴맴

입력 2010-09-08 00:43

스폰서검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경식 특별검사팀의 1차 수사기간이 8일 종료된다. 특검팀은 수사기간을 오는 28일까지로 연장하는 등 추가 의혹 파헤치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중간 성적표는 미미한 수준이다. 특검 수사가 마무리되더라도 지난 6월 현직 검사 10명 징계 청구로 끝난 검찰 자체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의 재탕이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벌써 나왔다.



지난달 5일 출범한 특검팀이 현재까지 거둔 성과는 서울고검 전직 계장 2명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한 것이 전부다. 물론 부산지역 전·현직 간부급 경찰관 2명이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지만 특검 수사의 핵심이라고 할 전·현직 검사들의 스폰서 의혹 수사는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특검팀은 1차 수사기간 중 정씨가 접대했다는 100여명의 전·현직 검사 중 20여명을 추려 소환 또는 서면 조사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접대의 대가성은 없었다’는 진상위 조사 결과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특검팀은 정씨와 검사들의 대질조사에도 기대를 걸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씨와 대질조사를 한 전·현직 검사는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 등 3명에 불과하다.

특검팀의 수사 의지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황희철 법무부 차관 등 현직 검사장 3명이 정씨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지난달 24일 서면조사서를 보내 당사자 해명을 듣는 선에서 끝내는 분위기다.

특검팀은 정씨의 검사 접대 의혹과 강릉지청 검찰 수사관 비리 의혹 등 2가지 사안을 집중 수사 중이다. 하지만 어느 쪽에서도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팀 관계자는 7일 “특검 수사의 성패는 스폰서 검사 의혹 수사에 달렸다”며 “검찰 계장이나 경찰관 수사는 잘 되고 있다고 말하는 건 민망하다”며 압박감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정씨의 검사 접대가 길게는 20년 전부터 이뤄져 구체적인 증거와 증인 확보가 어렵다는 구조적인 탓도 있다. 특히 검사 접대의 대가성이 밝혀질 경우 다른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정씨에게 뇌물 공여 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다. 정씨로부터도 정확한 진술을 받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준 특검보는 “전체 수사가 8부 능선은 넘었다”며 “추석 연휴기간을 빼면 앞으로 보름 남짓 남은 수사기간 동안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