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손학규 대표 경선 출마 선언… 민주, 당권 경쟁 본격 레이스
입력 2010-09-07 21:49
민주당 정세균 전 대표와 손학규 상임고문이 7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8일 출마기자 회견을 할 예정이어서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이날 오전 30분 차이로 국회와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정 전 대표와 손 고문은 모두 자신이 2012년 대선 승리를 위한 당 대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포인트는 달랐다.
정 전 대표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획기적인 대선 후보군을 육성하고 보수 후보를 압도하는 민주 진영의 단일후보를 만드는 등 판을 키워야 한다”며 “욕심을 비울 사람이 대표로 선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통합 후보가 대선주자로 나서야 승리할 수 있으며, 6·2 지방선거 등에서 야권연대를 이끈 경험이 있는 자신이 차기 대권주자를 키울 수 있는 적임자라고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반면 손 고문은 “민주당의 집권의지와 수권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출마했다”며 “김대중 정신, 노무현 가치를 되살려 잃어버린 600만표를 되찾고 집권 여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600만표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얻은 1200만표와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얻은 600만표의 차이를 말한다. 당 대표로서 더 강한 민주당을 만들고, 이를 발판으로 직접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한 것이다.
이날 후보 등록 마감 결과 16명이 도전장을 냈다. 빅3 외에 천정배 김효석 박주선 유선호 조배숙 추미애 백원우 양승조 조경태 최재성 의원과 이인영 장성민 정봉주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을 놓고 본선 후보 9명을 추리는 예비경선(컷오프)이 9일 열린다. 이후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전대에선 10여 차례로 예정된 TV토론과 1인2표제에 따른 후보 간 합종연횡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 측은 지역위원장 90명 이상을 확보한 강한 조직력을 무기로 당선권에 가장 근접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순수 집단지도체제 도입으로 지지기반이자 연대 대상이었던 486출신 단일후보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당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우위가 예상되는 손 고문은 특정인을 배제하는 투표 성향이 나타날 경우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정 전 대표 지지자가 두 번째 표를 정 고문에게 줄 가능성이 적고, 정 고문 측에서도 배제투표 성향이 나타나면 손 고문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 고문 측은 높은 대중적인 인지도와 당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 이완된 조직력도 재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