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월례회동 이모저모… 이 대통령 “공정사회는 균등 기회 주는 것”

입력 2010-09-07 18:20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준비한 메모를 참고하며 당의 요구사항을 얘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치며 공감을 표시했다.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당·청 월례회동은 시종일관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청와대에선 이 대통령과 임태희 대통령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이 나왔고 당에선 안 대표와 원희룡 사무총장, 원희목 대표비서실장, 안형환 대변인이 배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안 대표 일행이 도착하자 “귀한 손님들이 오셨다”며 반갑게 맞았다. 공직선거법으로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했던 안 대변인에게는 “고생했다”며 어깨를 두드렸고, 원 비서실장에게는 “(청와대에) 처음 왔죠”라며 관심을 표시했다. 이 특임장관은 이 대통령에게 90도 인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7시30분부터 시작된 조찬 회동은 우거지탕을 주 메뉴로 8시45분까지 이어졌다. 이후 15분가량 이 대통령과 안 대표의 독대가 있었다. 후임 총리 인선기준 등의 논의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안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독대할 때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앞으로 당·청 소통이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 초반 안 대표가 여러 건의를 하면서 발언을 많이 했고 이후엔 이 대통령이 대화를 이끌었다. 안 대표는 후임 총리를 추석 이전에 지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알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당·청 관계는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건강한 관계가 돼야 한다”며 당이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안 대표의 말에 공감을 표시하고 “당이 전당대회 이후 ‘안상수 체제’로 바람직하게 가고 있다”며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국정지표인 ‘공정한 사회’에 대해 “지금 우리 사회를 바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집권 후반기 공정한 사회를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공정사회의 기준에 대해 “기회를 균등하게 주는 것”이라면서 “결과는 자기가 책임지는 것이지만 기회를 균등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안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권위주의적 순시가 아니라 현장에 가서 진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거기에서 해답을 찾아가려는 모범을 보이는 데 윗사람부터 앞장서야 한다”며 ‘현장 정치’의 필요성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