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옥한흠 목사가 남긴 메시지 “교회는 세상 위해 존재해야 한다”

입력 2010-09-07 18:12

고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의 장례가 끝난 7일. 이날은 마침 장로교단 지도자를 뽑는 9월 총회의 시작일이기도 했다. 교계와 사회적으로 광범위한 주목을 받고 있는 옥 목사는 교단 노회장이나 총회장 한번 지내지 않았음에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다. 그렇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옥 목사는 허례허식을 지양하며 제자훈련과 교회갱신이라는 콘텐츠를 갖고 마지막까지 청렴한 삶을 살았다. 돈과 명예, 정치력 남용 등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끝까지 철저한 목양과 자기복종의 원칙을 지켜낸 것이다.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사람들은 사명 완수를 위해 미친 듯이 살아야 한다는 광인론(狂人論)처럼 그분은 사역을 마치고 쓰러질 정도로 최선을 다해 제자훈련에 임했다”면서 “옥 목사님이야말로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싶고 더 커지고 싶은 인간적인 욕망 앞에 철저한 억제력을 갖고 계셨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15년간 옥 목사의 교회연합사업을 도운 이상화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교갱협) 사무총장도 “목사님은 평소 ‘탁월한 검객은 칼집만 만지작거릴 뿐 실제 칼을 뽑아 휘두르지 않는다’며 절제력과 영향력을 가진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15년 전 입으셨던 재킷을 올해 봄에도 입으실 정도로 검소한 삶을 사셨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그의 삶 속엔 교계 지도자를 꿈꾸는 목회자라면 반드시 배워야 할, ‘낮아질수록 높아지는’ 교훈이 숨어 있다. 특히 개교회주의에 빠져 자신의 교회만 챙기지 않고 90년대 말 교갱협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를 만들어 교회갱신과 교회의 사회적 역할까지 고려한 균형감각은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한목협 손인웅 대표회장은 “옥 목사님은 한국교회가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신앙과 신학을 갖고 있었다”면서 “특히 교갱협과 한목협을 통해 교회 일치와 갱신, 사회봉사에 굉장히 열심을 내셨다”고 말했다. 조현삼 서울 광염교회 목사는 “교회는 세상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세상을 위해 교회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셨다”고 평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