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속속 기록경신… 긴 불황 끝났다
입력 2010-09-07 18:22
“지표를 보면 경기회복세를 실감한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올해 들어 성장, 투자, 소비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새로운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다.
기계업종의 경우 1970년대 산업화시대와 맞먹는 실적이 나오는가 하면 투자와 소비 면에서도 십수년래 최고치의 기록이 속속 양산되고 있다.
7일 한국은행 국민소득 지표에 따르면 일반기계 제조업 총생산액(GDP)이 2분기 7조29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7615억원)보다 무려 53.1%나 뛰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로는 78년 4분기(57.3%)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이며 일반기계업 GDP가 7조원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장률만 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업을 육성했던 군사정권 시절과 엇비슷한 성적이 21세기에 나온 셈이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24.3%나 성장해 88년 3월(24.7%) 이래 가장 높았다.
한은 신승철 과장은 “올 들어 설비투자와 수출이 크게 호전되면서 기계업종이 활황을 보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기계류 설비투자의 경우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8.7%나 늘어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2분기(41.4%)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기계류 투자의 폭발적 증가 덕분에 전체 설비투자 증가율도 30.2%로 역시 2000년 2분기(42.6%) 이후 10년 만에 최고를 나타냈다.
상품의 재고도 경기회복 여부를 가늠하고 있다. 2분기 재고 증가가 GDP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포인트 올랐다. 기업들이 경기침체기에 재고를 줄이면서 버티다가 경기확장 수순을 밟자 생산과 투자를 늘리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2분기 재고의 성장기여도 증가분은 11년 전인 99년 2분기(4.8% 포인트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가 회복되면서 스포츠 및 복지산업의 성장도 눈에 띈다. 스포츠용품 판매가 주를 이루는 ‘가구 및 기타 제조업’ 매출액은 2분기에 1분기보다 12.0% 증가해 86년 1분기(18.1%) 이후 24년 만에 최고 성장세를 보였다.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도 2분기에 노인전문병원 및 보육시설 이용이 늘면서 2002년 4분기(6.4%) 이래 가장 높은 4.6% 성장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도 7월에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올 들어 내수와 수출 분야가 모두 호조세를 띠고 있어 경제가 경기확장 국면으로 접어든 것 같다”며 “향후 과열 경기에 따른 물가 불안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