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 화형식” 발언에 성난 이슬람권… 美 목사 주장에 강력 반발 격렬 시위 잇달아
입력 2010-09-07 21:29
“코란을 불태우겠다”는 미국 목사의 발언이 중동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은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운다면 우리 병사들과 민간인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임무 달성도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며 “아프간과 전 세계 극단주의자들이 코란을 태우는 사진을 대중 선동과 폭력 조장에 악용할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의 라민 메만파라스트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무슬림 국민들의 감정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면서 “종교를 모독하려고 표현의 자유를 남용하는 것을 서방 국가들이 막아주길 권고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당사자는 미 플로리다주 게인스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 교회’의 테리 존스 목사다. 그는 지난 7월부터 9·11 테러 9주년을 앞둔 8일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거듭 밝혀 왔다. 지난 5일 주일예배 설교에서도 “이슬람은 악마의 종교”라는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예정대로 코란 화형식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회는 주일예배 출석인원이 50여명에 불과한 작은 교회다. 하지만 존스 목사가 코란 화형식을 예고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당장 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수천 명이 모여 항의 집회를 열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존스 목사의 사진과 성조기를 불태우면서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지나가는 미군 수송트럭을 향해 돌을 던졌다. 4일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도 수천 명이 미국대사관을 둘러싸고 코란 화형식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