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대통령 “곡물 禁輸 연내 해제될 수도” 푸틴 “2011년 이후…”와 배치

입력 2010-09-07 18:01

내년까지로 예상됐던 러시아의 곡물 수출 금지조치가 연내 해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6일 “곡물 수출 금지조치는 한시적 조치로 당초 예정됐던 12월 31일 이전에 해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러시아 최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남서부 보로네슈 지역을 방문해 현지 주요 곡물생산업자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그는 “곡물 수출 금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취해졌으며 밀 수확량이 예상되는 대로 금지조치를 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언급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최근 러시아 곡물 수출 금지조치 해제 여부를 내년 수확기 이후에 결정하겠다며 금수조치 연장 방침을 밝힌 것과 배치된다. 러시아의 내년 작황은 통상 9, 10월이 돼야 분명해진다. 이런 이유로 국제곡물시장에서는 러시아의 곡물 수출 금지조치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러시아는 최악의 가뭄과 산불로 밀농사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9700만t을 생산했지만 올해는 6000만t으로 떨어졌다. 내수용 8000만t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푸틴 총리는 지난달 초 8월 15일부터 연말까지 곡물 수출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세계시장에 파급력이 큰 밀 수출정책을 놓고 정치적 라이벌인 두 사람이 힘겨루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메드베데프 총리의 조기해제 방침 시사에도 국제곡물시장의 밀 가격엔 변동이 없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