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비라카미선교신학교’ 제8회 졸업식… 졸업생 42명 “베트남 복음화 우리 손으로”

입력 2010-09-07 20:54


지난 5일 오후, 베트남 호찌민시 동나이 지역 비라카미한인연합교회(박문흠 목사) 안에는 잠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종교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 지난 2000년 비라카미선교신학교(학장 장요나 선교사)가 설립됐고 이날 이 교회에서 42명의 학생이 제8회 졸업식을 갖게 된 것. 혹시 공안(경찰)에 정보가 새어나갈까 바로 전날 밤에야 학생들에게 졸업식 장소와 시간을 알려주었지만 이날 졸업식에 빠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며 진행된 이날 졸업식은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은혜와 감격, 사명감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교수와 졸업생은 물론 성도들과 한국에서 찾아간 후원자들까지 모두 하나가 되어 비라카미(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지역의 선교첨병이 될 것을 다짐했다.

올해 베트남 사역 21년째인 장요나(67) 선교사가 설립한 이 신학교는 복음에 열정을 품은 현지인들을 발굴, 전액 장학금을 주면서 3년간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게 된다. 강사는 거의 베트남 현지 목회자들이지만 한국 목회자들이 수시로 특강을 맡는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7회까지 무려 460명이 졸업했다. 보통 4, 5대 1의 경쟁을 뚫고 입학하지만 졸업까지는 순탄하지 않다. 이번 8회엔 11명이나 유급을 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베트남을 후원해 오고 있는 국제사랑의선교회(IAF) 회장인 정재규(대석교회) 목사가 초청돼 ‘이제 시작이다’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정 목사는 빌립보서 1장 6절의 말씀을 인용, “졸업은 마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이며 목회자는 하나님의 영, 성령의 인도함을 온전히 받을 때 하나님의 일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분이 원하는 꿈과 비전을 세우고 기도하는 동시에 시간을 아끼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하나님께 칭찬받는 일꾼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수석졸업생인 웅웬 티박 뚜잇(38·여)은 “귀한 교수님들 밑에서 많이 배우고 영성을 쌓을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복음화가 1%에도 못 미치는 베트남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호진(캄보디아장로교신학대학 총장) 최순길(수목원교회) 이정구(해성교회) 목사 등이 참석해 축사했으며 한국에서 비라카미선교회 이사장 이성상 장로 등 40여명이 함께 참석해 축하했다. 또 졸업생 중 3명이 캄보디아와 라오스, 한국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다. 한국의 경우 국내에 진출해 있는 베트남 이주노동자 및 다문화가정을 위해 사역하게 된다.

장 선교사는 비라카미신학교 운영 외에도 현재까지 155개 교회를 인도차이나 지역에 설립했으며(13개는 건축 중) 현지에 NGO를 등록, 11개 병원도 운영하고 있다. 이미 기공식을 마친 하노이 아가페국제대학 설립을 준비하는 가운데 부설 고아원을 현재 짓고 있다.

장 선교사는 “그동안 갖가지 사연으로 지어진 베트남 교회들을 후원해 주신 분들과 이 일을 이루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비라카미선교신학교는 장기적으로 하노이에 세워질 종합대학과 연계될 것이며, 복음주의 신학 노선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호찌민=글·사진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