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경제 견실한 성장세 지속”
입력 2010-09-06 18:39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매달 경기 흐름을 진단해 발표하는 ‘경제동향’ 요약·평가에서 ‘확장(expansion)’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대신 ‘견실한 성장세(robust growth)’라는 표현이 자리 잡았다. KDI 경제동향 9월호는 수출입 실적을 제외하면 전전달인 7월 경기성적을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다. 결국 하반기 들어 국책연구기관이 판단하는 경기속도가 상반기 확장 국면보다는 느려졌지만 성장추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상징하는 표현인 셈이다.
KDI는 6일 경제동향 보고서의 요약·평가 코너를 통해 “우리 경제의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고용시장도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7월과 8월 보고서에서 각각 “우리 경제는 경기 확장 국면이 유지됨에 따라 고용시장도 개선되는 모습”, “수출과 내수 모두 견실한 확장 국면을 지속하는 모습”이라는 등 경기 확장 국면이라는 평가를 유지해 왔다.
KDI는 “하반기 들어 기저효과가 약화되면서 2분기 이후 전년 동기대비(광공업 및 서비스업 생산)증가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경기 확장 속도가 정상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상반기 지속된 경기 확장세가 비교시점인 지난해 같은 기간의 침체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좋아 보이는 기저효과 탓도 있지만 경기회복세 자체는 변함없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7월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며 “소비 관련 지표는 민간 소비의 견실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도 이 같은 국책연구기관의 경기인식에 동의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확장이라는 표현은 높은 증가율을 의미한다”며 “하반기 들어 기저효과가 빠지면서 증가율은 둔화됐지만 플러스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으니 맞는 표현”이라고 했다. 7일 발표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도 비슷한 경기인식이 담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KDI 경제동향이 현재에 대한 진단과 평가라면 재정부의 그린북은 정부의 현실 인식을 토대로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짚어주는 보고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재정부가 그린북에서 ‘확장적 거시정책 유지’라는 용어를 쓰지 않기 시작한 시점이다. 하반기 들어 현재에 대한 판단에서 확장이라는 단어를 뺀 KDI와 달리 거시경제정책 방향이 담기는 그린북에선 지난 3월 확장이라는 단어가 이미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거시경제정책 방향타가 확장에서 긴축으로 서서히 이동하면서 경기 흐름도 정부 재정투입에 힘입은 확장적 성장세를 접고, 민간부문 위주의 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