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재일동포 주주 설득 총력전
입력 2010-09-07 01:19
신한금융지주가 신상훈 사장 해임을 위해 재일동포 주주 설득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일본에서 귀국한 지 이틀 만인 6일 다시 일본으로 향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 행장이 이날 일본 도쿄와 오사카 등에 있는 사외이사를 만나기 위해 출국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 3일 긴급 모임을 가진 일본 오사카 주주들에게 고소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급히 현해탄을 건넜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왔다.
이 행장이 불과 이틀 만에 다시 일본행을 결정한 것은 재일동포 주주를 설득하지 않고서는 이사회 표 대결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 내 주주들이 사전 상의 없이 신 사장을 고소한 것을 두고 예상과 달리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우선순위를 변경했다. 오사카 주주 10여명은 이날 신 사장 해임안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결의문을 전달하기 위해 한국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이 행장은 이날 도쿄에서 재일동포 사외이사 2명 등 주요 주주를 만나 신 사장 고소와 이사회 개최의 불가피성을 설명했으며 충분한 자료를 준비해 간 덕분에 설명을 들은 사외이사들을 상당 부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예정대로 이번 주내에 신한지주 이사회가 열릴지 주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의 한 사외이사는 “고소 직후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연락이 한 번 왔을 뿐 이후 이사회 개최 일정에 대해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이사회를 열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도 “이제 중요한 것은 이사회 개최 시기가 아니라 고소 배경을 주주 및 이사들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라며 “이사회를 연다고 해도 당장 해임안을 올릴지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한지주는 일단 이사회를 열어 고소 배경 등을 설명하고 이사진이 추가 소명을 요구할 경우 추후 이사회를 재소집하는 등 모든 의혹을 다 설명한 뒤 해임안 상정 여부를 결정키로 방침을 세웠다.
신한은행 노조도 지난 3일과 4일 각각 신 사장과 이 행장을 만난 데 이어 이날 라응찬 회장과 5분여간 면담했다. 김국환 노조위원장은 “신 사장은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반면 이 행장은 고소에 대해 경영자의 권리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했다”면서 “라 회장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 이사회를 개최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참고하겠다’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