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름 1973년 이래 가장 더웠다… 기상청 ‘기상분석’ 발표
입력 2010-09-06 18:22
2010년 여름은 1973년 이래 가장 더웠고, 열대야는 2000년 이래 가장 많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올 여름(6∼8월)은 전국 관측망을 갖춘 73년 이후 가장 더웠다고 6일 밝혔다. 기상청 ‘기상분석’에 따르면 올 여름 평균기온은 71년부터 2000년까지의 평년기온보다 1.3도 높은 24.8도였고, 최고기온은 1.2도 높은 29.4도로 평년값과 차이가 가장 컸다. 평년기온은 지난 30년간 기온의 평균값을 말한다. 최저기온도 평년보다 1.5도 높은 21.1도로 가장 높았다.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은 기록적인 폭염을 보였던 94년 이후 가장 높았다.
폭염과 열대야도 평년보다 월등히 많았다. 올 여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날이 92일 중 81일이었다. 여름 내내 무더위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폭염일수는 평년보다 2.3일 많은 10.5일이었다. 열대야 발생일수도 평년 5.4일의 배가 넘는 12.4일이었다. 이는 2000년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기상청은 올 여름 이상고온 현상의 이유로 예년에 비해 강하게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과 동서고압대의 영향을 꼽았다. 지난 6월 중국으로부터 넘어온 건조한 이동성고기압 때문에 동서고압대가 형성돼 정체했고, 낮 동안 강한 햇볕으로 달궈진 지표면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7∼8월에는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중국 남부로부터 고온다습한 기류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무덥고 습한 여름이 됐다.
올 여름은 비도 잦았다. 올 여름 강수량은 710㎜로 평년의 699.7㎜보다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비가 내린 날은 평년보다 7.4일 많은 44.2일이었다. 특히 올 여름은 국지성 집중호우가 많이 발생했다. 8월의 강수일수는 평년보다 6.1일 많은 18.7일로 73년 이래 가장 많았고, 1시간 강수량이 30㎜ 이상인 날도 2.2일로 73년 이래 세 번째로 많았다.
기상청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는 동서고압대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적었고, 장마 기간에는 장마전선이 주로 남해상에 머물러 예년보다 적은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올 여름은 장마 기간보다 8월 강수량이 더 많았다. 장마 기간이었던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의 강수량은 304.2㎜였던 반면 8월 강수량은 374.5㎜였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김지영 연구관은 “8월에 북태평양고기압과 대륙의 고기압 사이에 기압골이 형성돼 비가 많이 내렸다”며 “필리핀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의 영향도 컸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