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G버스 폭발 이후 ‘클린디젤’ 뜬다

입력 2010-09-06 18:06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폭발 이후 불안감이 늘면서 대안으로 ‘클린디젤’ 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클린디젤은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디젤 차량을 뜻하는 것으로 업계에선 유럽과 미국 등의 환경 기준을 충족시키는 디젤엔진을 탑재한 차량으로 통한다.

한국에선 과거 디젤엔진과 경유차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혔다. 서울시가 대기질을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CNG 버스 도입을 선택한 것도 디젤에 대한 ‘나쁜 추억’ 때문이었다. 하지만 디젤엔진에 대한 연구, 기술 개발이 계속되면서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1990년대 초반에 비해 출력이 배 이상 늘었고 연비도 40% 이상 개선됐다. 특히 미세먼지, 질소화합물 배출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황 함량도 93년 2000ppm에서 올해는 10ppm 수준으로 대폭 개선되면서 ‘클린’ 이름을 붙일 수준이 된 것.

국내에선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지만 세계 시장에선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등이 본격 양산되기 전까지 과도기의 운송수단으로 클린디젤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클린디젤이 2015년 1177만대, 2020년엔 1340만대 정도 생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도 클린디젤 지원에 나섰다. 오강현 석유협회장은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의 차량 등록대수가 300만대에 달하는데 CNG 차량 비중은 0.3%에 불과하기 때문에 CNG 차량 덕분에 대기환경이 좋아졌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CNG 버스에 대당 2000만원 정도의 보조금이 지급되는데 친환경성 면에서 이에 버금가는 클린디젤 버스에도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클린디젤 차량 부품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2016년까지 업체 100곳을 육성해 연간 생산규모 5조원, 수출 30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키운다는 것. 우태희 주력산업국장은 “전기나 연료전지 자동차의 상용화 전까지 배출가스 규제와 기후변화협약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그린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버스 대부분을 CNG 버스로 교체한 데다 국내 클린디젤 기술 수준이 선진국보다 부족한 상황에서 클린디젤 버스 도입이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클린디젤 버스로 교체하자는 주장엔 정유업계의 이해관계도 깔려 있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클린디젤 버스가 늘어나면 정유업계로선 자연스럽게 경유 매출이 늘어난다”며 “정유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석유협회가 클린디젤을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