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립에서 ‘화해무드’로

입력 2010-09-06 22:01

갈등과 대립 양상을 보여왔던 미국과 중국이 화해무드로의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양국 주요 인사들의 잇따른 상호방문에 내년 초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위한 사전 준비까지 본격 진행되면서 급속한 관계 개선이 예상된다.

베이징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6일 “미국과 중국의 주요 인사들이 상호방문을 통해 후 주석의 방미를 위한 고위급 사전협의를 벌이고 있다”며 “미·중 교류가 상당히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당초 이달 중 미국 국빈방문을 추진했으나 천안함 사건과 이에 따른 한·미 연합군사훈련, 남중국해 갈등 등으로 무산됐다.

중국은 지난달 26일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을 미국에 보낸 데 이어 지난 1일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파견, 백악관과 국무부 등 주요 관리들을 접촉토록 했다. 이에 미국은 지난 5일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토머스 도닐런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을 중국으로 보냈다.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 등 미국의 대중관계를 결정하는 핵심 인사들이 대거 동행했다. 이들은 8일까지 베이징에 머물며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다이빙궈(戴秉國) 외무담당 국무위원 등을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후 주석의 방미문제와 함께 한반도 및 이란 핵문제 등 외교적 현안, 양국 간 군사교류, 금융위기 이후 경제회복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1979년 양국 간 역사적인 수교를 이끌어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방중해 6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회동한 것도 관계 회복에 청신호다. 원 총리는 “31년 전 카터 대통령과 덩샤오핑(鄧小平) 선생이 용기와 패기로 수교를 결정한 것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큰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