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한흠 목사 안성 수양관에 안장
입력 2010-09-06 19:43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위대한 복음주의자가 제자훈련의 성지(聖地)에 안장됐다. 요셉은 약속의 땅에 자신을 묻어줄 것을 부탁함으로써(출 50:24) 이스라엘 민족에게 출애굽이란 민족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처럼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의 소천은 단순한 죽음에 그치지 않고 한국교회에 교회갱신과 제자훈련이라는 유업을 남겼다.
사랑의교회는 6일 본당과 12개 부속실에서 옥 목사 천국환송예배를 드린 뒤 그의 시신을 경기도 안성 사랑의수양관으로 옮겨 안장했다. 예배에 참석한 1만여명의 성도와 제자 목회자, 교계 지도자들은 스승의 영감을 갑절로 간구했던 엘리사(왕하 2:9)처럼 위대한 제자훈련 지도자요, 교회개혁자이자 탁월한 설교가였던 옥 목사의 길을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시신은 제자훈련 지도자 양성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는 수양관 내 야트막한 언덕에 안치됐다.
설교자로 나선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목사는 요한계시록 21장을 본문으로 옥 목사처럼 교회 갱신과 천국을 소망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자고 말했다. 홍 목사는 “옥 목사님은 성경말씀을 평신도의 손에 들려주기 위해 평생 헌신했으며, 평신도 중심의 목회로 한국교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 위대한 지도자였다”면서 “어느 때부터인가 한국교회와 교단이 근심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사실을 개탄하고 치욕을 씻어야 한다는 생각 아래 꿋꿋이 교회갱신의 길을 걸으셨다”고 회고했다.
홍 목사는 그리스도인이 바라봐야 할 천국복음을 분명하게 전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72년간 옥 목사님의 영혼을 담아뒀던 영혼의 그릇을 관속에 뉘어놓고 이렇게 예배를 드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제2의 옥한흠 목사, 장로, 권사, 집사가 되어 하늘 아버지의 영광을 바라보고 영광의 개선식 때 옥 목사님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자”고 도전했다.
조사에서 하용조(온누리교회) 김진홍(두레교회) 이동원(지구촌교회) 최홍준(부산 호산나교회) 목사와 조지 버워 국제OM선교회 총재, 릭 워런 미국 새들백교회 목사 등은 신앙의 멘토이자 선배로서 고인의 위대한 삶을 회고했다.
하관예배에서 오정현 목사는 옥 목사의 목회철학을 철저히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옥 목사님은 한평생 작은 자와 약한 자, 소외된 자를 주목했고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옥 목사님 소천 후 그동안의 고민은 어째서 목사님과 같은 영적 거인이 나오지 않는가와 그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였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우리가 계승해야 할 정신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권리와 주장을 내려놓는 것”이라며 “앞으로 사랑의교회가 아무리 규모가 클지라도 담임목사로 매일 죽는 연습을 할 것이며, 저 자신부터 권리와 주장을 내려놓고 거룩한 영적 거인들이 재생산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안성=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