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한흠 목사 제자훈련의 성지에 안장되다
입력 2010-09-06 17:19
[미션라이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위대한 복음주의자가 제자훈련의 성지(聖地)에 안장됐다. 요셉은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에게 맹세하신 약속의 땅에 자신을 묻어줄 것을 부탁함(출 50:24)으로 이스라엘 민족에게 출애굽이란 민족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처럼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의 소천은 단순한 죽음에 그치지 않고 한국교회에 교회갱신과 제자훈련이라는 유업을 남겼다.
사랑의교회는 6일 본당과 12개 부속실에서 옥 목사 천국환송예배를 드린 뒤 그의 시신을 경기도 안성 사랑의수양관으로 옮겨 안장했다. 이곳은 제자훈련 지도자 양성의 땀과 노력이 배어있는 현장으로 묘소는 수양관 주차장 아래 야트막한 언덕에 조성됐다.
6일 천국환송예배에 참석했던 1000여명의 성도들은 오후 2시30분 45인승 대형버스 25대를 이용해 경기도 안성 사랑의교회수양관에 도착했다. 성도들은 수양관 도로에 1km 가량 일렬로 늘어서서 국화꽃을 들고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부르며 운구차를 맞이했다.
하관예배 설교자로 나선 오정현 목사는 옥 목사의 목회철학을 철저히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옥 목사님은 한평생 적은 자와 약한 자, 소외된 자를 주목했고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옥 목사님 소천 후 그동안의 고민은 어째서 목사님과 같은 영적 거인이 나오지 않는가와 그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였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우리가 계승해야 할 정신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권리와 주장을 내려놓는 것”이라며 “앞으로 사랑의교회가 아무리 규모가 클 지라도 담임목사로 매일 죽는 연습을 할 것이며, 저 자신부터 권리와 주장을 내려놓고 거룩한 영적 거인들이 재생산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가족대표로 인사에 나선 차남 옥승훈씨는 하관예배에 참석한 목회자들에게 가족에 신경 써 줄 것을 부탁했다. 옥씨는 “아버지는 정말 가족을 희생하면서까지 교회와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하셨던 분”이라며 “여기계신 분들도 가정으로 돌아가셔서 가족에 대한 배려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평생 목회자이셨지만 가족에 대한 부분을 잘 모르셨다. 하지만 이제는 이해 한다”면서 울먹였다.
옥 목사의 가족들은 마지막으로 영정 앞에서 가족사진을 촬영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장남 옥성호씨는 “아버지가 워낙 목회 때문에 바빠서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사진을 촬영할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성도들은 일렬로 서서 옥 목사의 갈색 관 위에 국화꽃잎을 뿌렸다. 위대한 복음주의자의 72년 인생은 그렇게 마무리됐지만 하관예배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정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안성=글·사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