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외교부 거짓 해명… 심사 참가한 간부 “장관 딸 알고 있었다”

입력 2010-09-06 22:19

행정안전부가 6일 발표한 특별감사 결과 외교통상부의 해명 상당수가 거짓으로 밝혀졌다.

외교부는 지난 7월 1일 1차 공고에서 합격자가 없자 7월 16일 2차 공고를 내고 지원기간을 8월 11일까지 늘려 잡았다. 통상 1차 기간보다 2차 기간이 짧은 것이 관례였지만 반대였다. 유명환 장관 딸의 영어 성적표 유효기간이 만료돼 1차에서 떨어졌으므로 성적표를 다시 낼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외교부는 “유씨가 7월 20일 성적표를 제출해 기간을 늘릴 이유가 없었다. 기간을 늘려 잡은 이유는 더 많은 지원자를 받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행안부 감사팀은 “유씨의 영어시험 결과는 8월 10일에도 나오게 돼 있었다. 7월 20일에 이어 두 차례 제출한 것이고, 8월 10일 제출한 성적이 50점 더 높았고, 높은 점수를 기초로 서류전형을 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외교부 설명과 달리 8월 10일 점수로 합격된 것이다.

외교부는 또 심사위원들이 유씨가 장관 딸 신분이라는 점을 알 수 없었다고 줄곧 강변해왔다. 외교부는 “심사위원들은 누가 지원자인지 모르고 온다.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사위원 5명 중 2명이 외교부 간부였기 때문에 사전에 모를 리 없다는 의혹이 제기돼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감사팀은 “외교부 간부 중 한 사람은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고, 다른 간부는 부인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심사위원 구성과 관련, “행안부에서 심사위원들을 결정해 통보하므로 외교부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부처 인사담당자들은 행안부 지침에 따라 심사위원 반수 이상을 외부에서 구성하는 것은 맞지만, 해당부처에서 외부위원을 위촉하는 것이 관례라고 입을 모았다. 감사팀 역시 “기관장이 시험위원을 임명하도록 돼 있지만 내부결재 등 절차 없이 인사담당자가 임의로 결정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