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미군은 ‘전투 중’… 종료 선언 불구 이라크 독자 방어 능력 없어

입력 2010-09-06 18:23

이라크 미군의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라크에서 미군의 전투 임무 종료를 선언했지만, 이라크의 불안한 치안 상황이 미군을 여전히 ‘전쟁 중’으로 내몰고 있다.

이라크 바그다드 동쪽 루사파 이라크 군사령부는 지난 5일 무장 세력으로부터 폭탄 공격을 받았다. 독자 방어에 한계를 느낀 이라크군은 미군 측에 공격용 헬기, 무인 헬리콥터, 폭발물 전문가 등을 요청했다. 즉각 전투에 합류한 미군은 15분 만에 무장 세력들의 격퇴에 도움을 제공했다. 1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지만 미군의 피해는 없었다고 AP통신이 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무장 세력의 공격은 미군의 이라크에서의 전투 임무 종료 선언 이후 최대 규모였다.

문제는 수도에 위치한 군사령부가 무장 세력에 의해 공격을 받아도 이라크군이 독자적으로 물리칠 힘이 없다는 걸 보여준 데 있다. 특히 무장 세력들이 이라크 경찰서와 군대를 계속 공격해 미군을 전투의 전면으로 끌어내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총선이 치러진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부 구성조차 못하는 이라크 정부의 한계도 미군의 군사활동 재개를 다시 부를 가능성이 높다.

최대 17만명까지 이르렀던 이라크 주둔 미군은 현재 5만명 이하이다. 공식적으론 전투 병력이 모두 철수했지만, 알 카에다와 연계된 테러 행위에 맞서기 위해 특수대 병력은 여전히 주둔하고 있다. 결국 2011년 말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완전 철수가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이라크의 치안 상황이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