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詩] 광야로 오라

입력 2010-09-06 16:16

가위 눌린 영혼을 부여잡지 못한 날은

광야로 오라

끝 닫음 없는 사위의 끝으로

아우성치는 가시덤불을 지나서

돌부리의 울부짖음을 지나서

아지랑이 해롱거리는

해말간 꽃뜨락으로 인도하리라

희망이 주저앉은 날은

광야로 오라

황무함의 끝자락으로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바람이 달려가는 것을

구름기둥으로 바람이 불기둥 되어

소망의 빛이 내리지 않는가

삶이 상실의 계절을 맞이하는 날

광야로 오라

들꽃은 노래하고

구름은 꿈을 꾸고

바람은 고난의 이슬을 마르게 하리라

공허한 구름에 소망을 띄우며

광야의 풍요를 탐험하게 되리라

이제 모두 광야로 오라

모든 것을 볼 수 없는 날

모든 것을 만질 수 없는 날

가슴의 빗장이 열리고

오직 바람소리에 홀리는 태초의 모습으로

들꽃과 춤을 추며

가시덤불의 음성을 들으며 돌부리의 이정표를 따라

무장을 해제한 광야에서 너희는 모태에 안식하리라

김영상 집사(창원 벧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