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저자 미치 앨봄

입력 2010-09-06 19:33

“한국 청소년들은 성공에 많은 부담과 압박이 있는 거 같습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52)이 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많이 초조해 하더라”면서 “공부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젊기 때문에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에게 너무 엄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성공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다.

그는 “모리 교수님을 만나기 전에 나도 성공만 바라보는 사람이었다”면서 “모리 교수님은 ‘불행하게 죽고 싶지 않다면 매 순간 귀를 기울이고 중요한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아라. 내일은 안 올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죽음을 앞둔 노교수 모리와 그의 제자인 앨봄 자신이 나눈 열네 번의 대화를 담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1997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전 세계적으로 2600만부 이상 판매됐고, 한국에서도 3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앨봄은 이 책의 인기 비결에 대해 “만나는 독자들은 자기 지갑에서 사진을 꺼내 ‘이분이 저한테는 모리 같은 분이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할아버지, 아버지, 친구 등 다양하다”면서 “자신에게 많은 걸을 가르쳐 준 사람과 이별하는 경험을 책을 읽으면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인 거 같다”고 분석했다.



자선단체 3곳에서 활동 중인 그는 “지진으로 땅바닥에서 잠을 자야 하는 아이티 아이들은 매일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했다. 울면서 ‘감사합니다’란 말을 계속했다”면서 “아무것도 없는데 뭐가 감사하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살아있잖아요’라고 하더라. 아이들로부터 정말 많을 것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난 정치적이지도 않고 내가 하는 말이 정치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하지만 “아이티에 일어난 대지진 같은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은 나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인간 스스로 인간들끼리 불행을 자초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한 인간으로서 어떤 나라일지라도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방한한 앨봄은 팬 사인회, 강연회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7일 오전 10시30분 다일공동체와 함께 노숙인들에게 밥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