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여자월드컵… 남아공전 2골, 이번엔 여민지 떴다

입력 2010-09-06 21:32


여민지(17·함안 대산고)가 왜 ‘제 2의 지소연’이라 불리는지 보여준 한판이었다.

여민지는 6일(한국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2010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한국팀의 3대 1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승점 3점을 획득했지만 멕시코를 9대 0으로 대파한 독일에 골 득실차에서 뒤져 B조 2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중반까지 남아공에 밀리며 고전했다. 지난달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선발 출전하지 못한 여민지의 공백으로 공격에서도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전반 3분에는 오다혜(17·포항여전자고)가 페널티 지역에서 남아공의 저메인 세포센위를 막다가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실점 위기도 맞았다.

상황이 반전된 건 여민지가 투입되면서부터다. 전반 26분 이유나(16·강일여고)와 교체된 여민지는 전반 37분 김아름(17·포항여전자고)의 크로스를 받아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연결시키며 첫 골을 만들었다.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지능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골이었다.

한국팀은 후반 7분 세포센위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흔들렸으나 후반 11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김다혜(17·현대정과고)가 패스한 공을 여민지가 다시 논스톱 왼발슛으로 마무리 지으며 2-1을 만들었다. 후반 32분에는 신담영(17·동부여고)이 코너킥에 이은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첫 경기를 3대 1로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해트트릭 포함, 10골을 기록해 득점왕에 오른 여민지로서는 득점왕 등 개인 타이틀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여민지는 경기 후 “득점왕도 하고 싶기는 하지만 욕심을 버리고 팀플레이를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