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한흠 목사 천국환송예배...홍정길 목사 "이제 옥형의 아픔은 없을 것"
입력 2010-09-06 19:37
[미션라이프] 옥한흠 목사 천국환송예배가 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본당에서 거행됐다. 1만명의 성도와 교계 지도자들은 천국환송예배에서 위대한 제자훈련 지도자요, 교회 개혁자이자 탁월한 설교가였던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의 업적을 기렸다. 이날 예배는 사랑의교회 홈페이지와 CBS CTS TV를 통해 생중계 됐다. 인터넷으론 1만9000명이 접속해 예배를 드렸다.
오전 10시. 예배 1시간 전 이미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본당 2000여석은 참석자들로 가득 차 진입이 통제됐다. 검은 옷을 입은 성도들은 8000여명의 성도들은 주변 부속 건물로 분산됐다. 10시20분. 그의 영정사진은 든 손자 진우 군의 모습이 예배당 스크린에 나오자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10시 35분. 옥 목사의 관이 천천히 지하 예배당 안으로 들어왔다. 평생 목양의 십자가를 지고 눈물과 땀을 쏟았던 예배당으로 그의 시신이 들어서는 모습이 중계되자 울음소리는 함성이 되어 요동쳤다. 복도로 옥 목사의 관이 지나가자 성도들은 자리에서 서서 “목사님”을 외치며 절규했다.
11시. 청년 사역을 할 때마다 옥 목사가 매주 불렀다는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가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사회를 맡은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뿐만 아니라 성가대원, 예배 참석자들이 눈물로 찬송을 부르며 고인의 삶을 기렸다. 오 목사는 “지난 목요일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참으로 존경하고 따르길 원하던 옥 목사님을 불러가셨다”며 “하나님께서 지난 모든 슬픔을 다 뛰어넘는 천국환송예배가 되도록 역사하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교갱협) 대표회장인 김경원 목사가 “더 이상 이 슬픔에 잠겨 있지 않게 하소서. 가신 목사님의 발걸음과 흔적을 우리 삶에 새기며 교회를 사랑하며 섬기는 진실한 종들로 살게 하소서”라고 눈물로 기도했다.
고인과 함께 한국 복음주의운동을 이끌었던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목사는 요한계시록 21장 1~7절을 본문으로 '영광의 개선식'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홍 목사는 "일제와 민족상잔의 비극을 거치면서 '성경해석은 목사만 할 수 있다'는 시기에 옥 목사님은 성경 말씀을 평신도 손에 돌려주셨다"며 "모든 하나님 자녀들은 하나님의 음성을 바로 들을 수 있다고 가르쳤고, 그것이 오늘날 한국 교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쳐 평신도 중심으로 목회하는 교회들이 일어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옥 목사님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셨던지 성경이 명령하고 말씀하는 것을 모두 순종하셨다"며 "옥 목사님의 사역 배후에는 선교가 있고, 빈민을 향한 깊은 애정이 있고, 이 땅에서 소외된 장애인과 외국인 향한 따뜻한 마음이 계속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목사님은 한국 교회와 자신이 속한 교단이 비리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 걸 안타까워하셨다"며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그렇게도 말렸지만 결국 교갱협을 만들어 교회갱신운동을 하셨다"고 회고했다.
또한 "한국 교회가 후계자 문제로 얼룩졌을 때 옥 목사님은 바로 세우기로 마음 먹고 작정하셨다"면서 "하지만 후임자로 오정현 목사를 정했다고 했을 때 내가 반대했다"며 "가치관도 틀리고 방법론도 달라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더니 옥 목사님은 '내 시대는 이렇게 목회했지만 그 시대는 오 목사가 정답일거야'라며 오히려 오 목사를 뒷받침해 달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리더십이 바뀌면서 동력을 잃는 교회가 많지만 사랑의교회가 이렇게 더 큰 걸음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옥 목사의 예쁜 마음, 멀리 보는 눈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제 우리 옥형의 아픔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홍 목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늘 몸이 약해서 같이 일하다 찡그리는 모습 볼 때 안타까웠는데 아픈 것은 다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목사는 그리스도인이 바라봐야 할 천국복음을 분명하게 전했다. 그는“오늘 우리는 72년간 옥 목사님의 영혼을 담아뒀던 영혼의 그릇을 관속에 누여놓고 이렇게 예배를 드리고 있는 우리는 하늘 아버지의 영광을 바라보고 아버지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옥 목사님이 아픔과 고통이 없는 그 땅으로 먼저 가셨다”면서 “하나님은 분명 이 땅에서 흘린 고통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주님을 향한 충성과 헌신을 낱낱이 기억하고 면류관을 씌워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목사는 또 “안타깝게도 한국교회가 천국을 잃어버리고 이 땅의 삶으로 승부가 끝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영광의 개선식 때 옥 목사님을 맞이하실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를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새로워져 영광되고 복된 삶이 되자”고 도전했다.
고인의 삶과 사역을 다룬 영상에 이어 조사가 이어졌다.
이동원 지구촌교회 목사는 "흠잡을 데 없는 것이 옥형의 티"라며 "형은 고결한 완벽주의자였다"고 회고했다. 이 목사는 "옥형이 집회 약속해놓고 그 집회를 취소해 소동을 벌인 사건이 있었다"면서 "몸이 안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완벽성향의 옥형이 설교가 만족이 안되면 그 고통이 감내가 안돼 피하신 것"이라며 "고고한 수준에 도달 못한다고 스스로 자책하며 고통스럽게 인생을 사셨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그는 또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이 깔끔하지 않으면 심지어 아우들(홍정길 이동원 하용조)에게도 나타나려 하지 않았던 형님"이라면서 "형님에겐 목회 하루하루가 최선 다하는 삶이었고 설교 한편 한편이 고통의 산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 옥형에게 천국에서도 한국 교회 걱정하고 중보해달라고 부탁 안할 것"이라면서 "천국에서는 부디 쉬셔요"라고 당부했다.
이 목사외에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 김진경 연변과기대 총장, 최홍준 호산나교회 목사 등이 고인을 추모하는 조사를 낭독했다.
옥 목사의 장남 옥성호씨는 유족을 대표해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기도해줬지만 하나님께서는 데려가셨다"면서 "저의 마음은 분노와 허탈감으로 찼다. 여러분의 심정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거절하신 게 아닌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아버지의 육신이 아닌 정신을 살리길 원하셨다"고 말했다. 옥씨는 "아버지는 작은 예수가 되라고 늘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아버지가 삶 전체로 보여준 그 정신을 한국교회에 살리라고 하신 것"이라며 "하나님은 '너희가 제2의 옥한흠 장로가 되고 옥한흠 권사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옥 목사를 살려달라는 기도는 여기서 끝나서는 안된다. 현재 진행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