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교회와 서초소방서가 함께한 워터파크 행사

입력 2010-09-05 18:16


[미션라이프] 이틀째 무더위로 대기에 열기가 가득했던 5일 오후 1시, 교회 앞마당에 어린이들 수십 명이 모여 있다. 아이들이 일제히 바라보는 것은 교회 앞에 서 있는 빨간 소방차. 소방관 한 명이 레버를 돌리자 호스에서 물줄기가 세차게 뿜어져 나온다. “꺄아악~!” 소리치며 즐거워하던 아이들은 물줄기가 멈출 때마다 “한 번 더! 한 번 더!” 합창을 했고 함박웃음을 머금은 소방관들은 몇 번이고 물줄기를 선사했다.

서울 개포동 영동교회(정종희 목사)에서 열린 ‘영동워터파크 스플래쉬 축제’ 현장이다. 서초소방서에서는 이 행사에 소방차 2대와 소방관 10명, 의용소방대원 3명을 파견했다. 소방관들은 마당 가득한 튜브 풀장에 물도 채워주고, 물놀이 안전교육, 심폐소생술 실습교육까지 지원했다.

교회 행사에 이처럼 지역 소방서가 적극 참여하게 된 데는 이 교회 권사인 황드보라 서초의용소방대 여성대장의 역할이 컸다. 황 대장은 “요즘 교회 행사를 아무리 잘 준비해도 지역 아이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고, 소방서에서도 아무리 학교에 안전교육을 나가도 흥미를 돋우기 어렵더라”면서 “고민 끝에 이 두 가지를 섞어 봤는데 반응이 좋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행사에는 동네 어린이들이 다수 참여했다. 유치원 친구 손잡고 왔다는 윤해솔(7)군은 풀에서 얼굴만 내민 채로 “교회 처음 와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다”고 했다. 교회 아동부 이연우(10·서울 포이초 3)양은 “소방차가 온다고 했더니 동네 친구들이 많이 왔다”고 뿌듯해 하며 “내일 학교에 가서 자랑하면 안 온 친구들이 크게 아쉬워할 것”이라고 했다.

오후 2시쯤 갑작스런 소나기로 행사는 잠시 중단됐지만 그 사이 아이들은 교회에서 준비한 떡볶이를 먹으며 즐겼다. 비가 그친 후에는 어린이, 청년은 물론 장년 성도까지 참여한 물총싸움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주저하던 어른들도 한 번 물줄기를 맞고 나면 모두 아이가 됐다.

서초소방서 박해영 홍보교육팀장은 “요즘 소방서는 ‘찾아가는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지역사회와 함께, 안전교육을 겸하는 행사라면 얼마든지 지원이 가능하다”면서 가까운 소방서의 문을 두드려 보라고 교회들에 조언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