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당 대표자회 금주 개최될 듯… 후계·경제계획 다룰 가능성
입력 2010-09-05 22:14
이번 주에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북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는 형식과 내용 등 모든 측면에서 향후 북한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5일 “북한이 44년 만의 당대표자회 개최라는 카드를 꺼냈을 때는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성과 의미를 담고 있다”며 “어떤 것들이 무대에 등장할지 정부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작은 것이 나오면 그 나름대로, 중요한 것이 나오면 또 그 나름대로 남북관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당대표자회는 형식적 측면에서 볼 때 대표자 선출이 간소하게 진행된 1·2차 때와 달리 당대회를 방불케 하는 대대적인 규모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조선중앙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인민군 대표자회를 비롯해 시·군·도 대표자회가 모두 개최됐다. 이는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다뤄질 안건들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대목이다. 후계구도 및 당 노선, 정책상 큰 변화가 발표될 경우 이에 대한 당의 지지와 정통성을 확보한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1966년 1328명이 참가해 8일간 진행된 제2차 당대표자회의 경우 총비서 직제 개편, 인민경제발전 7개년 계획 3년 연장 등이 논의됐다.
제3차 당대표자회는 인적 개편을 통한 당의 정상화, 김정은 전면 등장에 따른 권력 세대교체, 새로운 경제발전계획 발표 여부 등이 핵심 포인트다.
당 최고기관인 당중앙위원회와 산하기관인 정치국 비서국 등은 대대적 인적 충원이 예상된다. 북한은 80년 제6차 당대회 때 145명의 당중앙위원을 선출했지만 현재는 사망 등으로 66명만 남아 있다.
권력 실세들이 당중앙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조직비서, 중앙군사위원회 등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향후 당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를 복원 또는 강화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달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당시에도 14명의 수행원 가운데 9명이 당 직책을 가지고 있었다.
김정은이 중앙위원에 선출되고,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조직비서를 맡게 되면 후계구도는 공식화된다. 조명록 장성택 김영춘 오극렬 등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들이 상무위원으로 진출하며 군과 당의 최고 요직을 겸하는 일도 가능하다.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서석 부부장, 주상성 인민보안부장 등 신진세력들이 세대교체의 선봉장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개혁 개방을 담은 중장기 경제개발계획이 전격 발표될지도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과거 은유·권유적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북한에 개혁 개방을 강력히 권고했다”며 “이는 북한의 정책에 일정부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