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없이 40%로 내집마련… 거주·투자 지분 분리아파트 나온다

입력 2010-09-05 17:36

집값의 40%만으로 내집을 장만할 수 있을까?

한국부동산거래소가 ‘뉴홈즈 시스템’을 내놓으면서 저렴하게 내집 마련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은 사람 사는데 필수적인 주거 공간인 동시에 투자 상품이다. 거주와 투자 목적을 분리해 초기 비용을 줄인 것이 뉴홈즈 시스템의 핵심이다. 주거 목적 거주자는 집값의 40%만 내면 되고 나머지 60%는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부담한다.

만약 5억원 아파트가 있다면 실거주자는 40%인 2억원만 내고 들어가 살면 된다. 나머지 3억원은 한국부동산거래소가 한 채 당 최대 20명의 투자자를 모아 매입한다. 아파트 값이 6억원으로 오르면 시세차익인 1억원에 대해 실거주자는 4000만원의 장부상 평가차익이 있고 나머지 6000만원은 투자자들이 지분만큼 나눠 챙긴다. 부동산의 법적 소유주체는 한국부동산거래소지만 실거주자와 투자자 모두 신탁회사를 통해 소유권을 인정받는다.

실거주자는 비록 집값의 40%지만 소유권을 갖고 있어 주거기간에 대한 제한이 없다. 계약기간 만료가 다가오면 이사 걱정을 했던 전세 시절의 불편함이 사라지는 것. 또 법적으로 한국부동산거래소 소유라 실거주자는 주택 구입으로 발생하는 취득세, 등록세나 종합부동산세 등의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 물론 실거주자가 관리비, 유지보수비와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담은 져야한다.

투자자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또 개별 수익증권을 거래하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거래소에 이를 매각해 수익을 올려도 된다. 다만 어디까지나 투자이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면 투자비율대로 손실이 생긴다.

거래소가 얼마나 좋은 물건을 확보해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시점에서 투자자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기 때문. 업계관계자는 “뉴홈즈는 분명 참신한 발상이긴 하지만 거래소가 투자자, 실거주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좋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