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이 보는 대표자회 “개최 배경은 식량난·軍 불안”

입력 2010-09-05 22:09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 개최 배경엔 극심한 식량난이 자리 잡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중국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는 중국 상인과 탈북자들의 말을 인용, 북한 내부에서 극심한 식량난으로 불만이 극에 달했으며 식량난과 군 내부 불안 등이 겹쳐 당 대표자회를 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대표자회에서는 김정일의 셋째 아들 정은에 대한 권력승계 결정과 함께 식량난 타개를 위해 나올 경제적 조치가 핵심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북한 식량난은 1990년 ‘고난의 대행군’ 이래 최악 위기로 평가받고 있다. 일부는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도 심각해진 식량위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P통신은 당 대표자회가 이르면 6일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면서 김정은을 후계자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어떤 직책을 맡게 될지는 한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1973년에 당 조직담당 비서에 임명된 것처럼 김정은도 조직담당 비서와 함께 당 정치국원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권력 승계가 이뤄져도 비밀에 부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김 위원장이 권력 승계를 감행할지, 이번 주에 당 대표자회가 열릴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워싱턴DC의 맨스필드 재단 고든 플레이크 집행위원장은 “북한 언론매체에선 김정은 거명은커녕 사진조차 싣지 않았다”며 “북한 주민 대부분은 김정일 아들의 이름도 모른다”고 CSM과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