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수 남몰래 방랑기(1)

입력 2010-09-05 16:05

청년예수 남몰래 방랑기(1)

“내 몸을 죽였으나 복음을 살려놓았소”

나 예수는 그 백부장을 찾아갔습니다. ‘예수 처형대’의 책임을 맡은 지휘관입니다. 물론 로마사람이었고 군인장교였습니다. 특히 역전의 전투에서 혁혁한 공로를 세웠습니다. 유태인들이 폭동을 일으켰다면 생사를 걸고 달려드는 터라 로마 정부에서는 최정예부대를 파송했습니다.

그는 일백 명의 용감무쌍한 군인들을 이끌고 완전한 전투태세로 출정했습니다. ‘완벽하게 처형하라’는 특명이 빌라도 총독으로부터 내려와 있었습니다. 만의 하나 내가 기적을 일으켜 도망가기라도 한다면 그 후폭풍이 엄청나게 클 것입니다. 게다가 누구보다도 사형언도를 내린 그 총독이 제일 먼저 작살날 것 아닙니까? 그것이 무서웠습니다.

빌라도로부터 나 예수를 인계받자마자 나를 모욕하기 위하여 옷을 벗기고, 가시모자를 씌우고, 침을 뱉었습니다. 특히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고 채찍질할 때에는 정육점에 매달아 놓은 소의 갈비짝처럼 내 몸에서 피가 뚝 뚝 뚝 뚝 흘러내렸습니다.

그 잔인한 걸 어찌 다 말하겠습니까? 인정사정은 남의 말이 되었고 그들은 지금까지 배운 백병전 기술을 완벽하게 재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빈틈없이 지휘한 사람이 바로 그 백부장이었습니다. ‘예수 죽이기 작전’만 잘 수행하면 일 계급 특진될 것도 하달 받았습니다.

“백부장님, 나 예수입니다.”

아침 일찍 영내에 있는 그의 숙소로 남몰래 찾아갔습니다. 아직 자고 있었습니다. 이 말을 듣자 비로소 소스라치게 놀라 깨었습니다.

“누 누 누구시라고 했습니까?”

“평안한 마음을 가지십시오. 당신이 해골언덕에서 처형했던 예수라니까요.”

그는 벌벌 떨면서 소리 나는 곳을 향하여 무릎을 꿇었습니다.

“죽을죄를 졌습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감사드리려고 왔습니다.”

나는 그의 팔을 잡아 일으키고 말을 계속했습니다.

“저도 어렴풋이 들었습니다. 백부장님께서 큰 소리로 ‘참으로 이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이오’라고 외친 것 말씀입니다. 거기 모인 일백 명의 군인 모두를 집합시켜 그걸 세 번이나 복창하게 하셨지요. 온 예루살렘이 다 들리도록....”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처형해 왔고 그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았지만 당신만은 천사이거나 그 이상이었소. 특히 사랑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죄의 용서를 비는 기도를 드릴 때 내 영혼 속의 죄악이 모두 시원하게 씻어지는 것을 체험했소이다. 당신은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오. 폭풍과 지진도 이를 확실히 증거 했으니까요.”

“비록 상관 지시에 복종하느라고 내 몸을 죽였지만 백부장께서는 오히려 위대한 일을 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복음을 살려놓은 일입니다.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는 한 마디가 복음의 핵심이니까요.”

그 후 그 백부장은 승진이 되어 로마시 경비를 맡았습니다. 물론 온 가족이 구원받았고 부하 군인들을 ‘예수비밀군사’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로마교회를 설립하는 일에도 큰 몫을 했습니다.

이정근 목사는 누구인가=서울대학교 사범대학과 동 대학원(B.A., M.Ed.), Asbury Theological Seminary(M.A.), Western Evangelical Seminary(M.Div.), Fuller Theological Seminary(Th.M. 과정 수학), Claremont School of Theology(D.Min. 및 Ph.D. 과정 수학),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역임. 현재 미주성결대학교 교수 및 명예총장, Graduate School of Theology at Azusa Pacific University 현장목회론 강사, Fuller Theological Seminary 한국어 목회학박사과정 논문지도교수. 미주성결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았으며 유니온교회를 개척하여 29년째 목회. ‘기독교교육개론’, ‘신학교육과 현장교육’, ‘기독교교육신학연구논문집 3권’ 등 저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