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원로목사, 옥한흠 목사 빈소 찾아 눈물의 기도
입력 2010-09-05 19:30
3일 오후 6시40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두 영적 거인이 서로 대면했다. 한 명은 칠순의 나이에도 대성통곡을 하며 눈물을 흘렸고, 한 명은 영정 사진 속에서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먼저 가면 어떻게 합니까. 옥한흠 목사님. 흑흑.”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대만 목회자 성회를 마치고 오후 4시4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차를 곧바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의 탄식은 몇 번이고 이어졌다.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로 추앙받는 조 목사가 그렇게 큰 소리로 통곡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은 뒤 하얀 국화 한 송이를 영정 앞에 다소곳이 놓았다. 그리곤 김영순 사모와 장남 성호씨와 둘째 승훈씨의 손을 꼬옥 잡았다.
조 목사는 마이크를 잡고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조용한 목소리로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 정말 옥 목사님은 이 땅에서 아버지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기 위해 노력했던 위대한 종입니다. 같은 목회자이지만 정말 따라갈 수 없는 삶을 살았던 위대한 종입니다.”
영적 거인은 또 하나의 거인이 청렴하면서도 대쪽 같은 목회를 펼치고 있다는 소문을 분명 들었을 것이다. “좋으신 하나님, 하나님 아버지가 옥 목사를 크게 사용하셔서 우리 한국교회의 애달픈 영혼들을 돌봐 주셨습니다. 그는 정말 한국교회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조 목사는 옥 목사 역시 자신처럼 성령충만을 간절히 사모하는, 어쩔 수 없는 주님의 종이었음을 떠올렸다. “주님, 참으로 훌륭하고 겸손했던 그는 저의 사무실에 찾아와서 무릎을 꿇고 성령충만으로 안수해 달라며 원했습니다. 그의 그리스도를 향한 뜨거운 열망을 잊을 수 없습니다.”
영적 거인의 간구는 축복과 위로, 감사로 마무리됐다. “내 아버지 하나님, 우리 옥 목사님 사모님과 자녀들을 축복하시고 위로하여 주소서.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님과 동료 목사님을 위로하소서. 그를 통해 주신 모든 축복과 은혜를 누리고 나누며, 전하는 우리 되게 하소서. 이제 하나님께서 은혜 충만한 장례식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는 4일 오전 옥 목사의 빈소를 찾아 “옥한흠 목사님은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존경하는 분”이었다면서 유족들을 일일이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소서”라는 글을 남겼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