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권역별 전략洞 선정 예산집행권 부여… ‘자치구속 자치구’ 행정실험 눈길

입력 2010-09-05 18:47

광주 광산구가 이례적인 ‘행정 실험’에 나서 그 성과가 주목된다.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이번 실험은 현장행정을 강화해 자치역량을 극대화하고 행정조직의 문턱을 낮추는 게 목표다.

광산구는 관내 21개 동을 3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 전략동을 선정, 직급상 동급인 다른 동장에 대한 회의소집과 독자적 예산집행 권한을 부여하는 등 전국 최초로 ‘자치구 속 자치구’를 만들었다고 5일 밝혔다.

광산구는 이에 따라 도·농 복합형태의 지역특성과 행정여건 등을 감안해 행복창조도시 8개 동, 희망복지도시 8개 동, 자연생태도시 5개 동 등 3개 권역별 편성작업을 마쳤다.

행복도시는 아파트 숲으로 이뤄진 신도심으로 호남 최대의 택지지구인 수완동을 전략동으로 하고 있다. 희망도시는 복지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구도심으로 우산동, 자연생태도시는 주로 농촌지역으로 평동을 전략동으로 각각 선정했다.

광산구는 우선 전략동의 책임자인 ‘선임 동장’이 권역내 다른 동과 연대해 지역특성에 맞는 행정서비스와 행정개혁 방안 등을 주도적으로 수립,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광산구는 최근 내부공모를 거쳐 기획관리실장과 감사법무담당관 등 그동안 본청 핵심간부로서 능력이 검증된 3명의 공무원을 전략동 동장으로 신규 발령했다.

이들은 권역별 도시에 속한 동장은 물론 현안사업에 필요한 구 본청 직원을 직접 소집, 업무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과 함께 일정범위의 자치예산 편성 및 집행권을 갖게 된다.

사실상 구청장 고유의 인사권을 제외한 범위에서 5∼8개동 규모의 이색 자치행정을 책임지고 실현하게 되는 셈이다.

초임 사무관들이 관행적으로 맡아온 일선 동장에 본청 최고참 사무관들을 배치시켜 소신껏 일하도록 한 이번 인사발령은 서열을 중시해온 공직문화의 틀을 깬 파격적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임동장으로서 자치적 행정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저마다 부여해 승진경쟁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벌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일선 동사무소가 천편일률적 기능을 하고 있다”며 “구청장의 권한 배분을 통한 구민중심 행정실현을 위해 자치구 속 자치구라 할 수 있는 전략동 체제를 모험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