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순수 집단 지도체제 도입
입력 2010-09-06 00:33
민주당 차기 당권을 결정할 10·3 전당대회 ‘게임의 규칙’이 5일 밤 표결 끝에 결정됐다. 이른바 빅3(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주자들이 가장 첨예하게 맞섰던 지도체제는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순수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키로 했다. 또 당권·대권 분리는 차기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대선 1년 전 사퇴해야 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당 전대 준비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전대 룰을 최종 논의했다. 하지만 계파별 대리인이 참여한 ‘4인회의’에서 확인됐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밤늦게 안건을 놓고 무기명 투표를 실시했다. 25명의 준비위원들이 참여했다.
쟁점인 지도체제와 관련, 정세균 전 대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해 정 전 대표의 우호 세력인 486그룹 인사들의 진입을 터줄 수 있는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정동영 상임고문 측은 대표와 최고위원을 통합해 선출하는 순수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각각 주장하며 맞섰다. 투표 결과 14대 11표로 순수 집단지도체제가 도입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전대에서 최고 득표를 얻은 후보가 대표를 맡고, 차점자 순으로 최고위원으로 선출돼 지도부를 꾸리게 됐다. 대신 준비위는 현 지도제체의 정책위의장 선임권 등은 신임 대표의 권한으로 보장키로 했다.
당권·대권 분리 문제는 정 전 대표 측이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를 내세워 ‘대선 1년 전 대표직 사퇴’ 입장을 취한 반면 당내 현역 지역구 의원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손학규 상임고문 측은 차기 지도부의 2012년 4월 총선 공천권 보장을 주장했다. 투표 결과는 대선 1년 전(2011년 12월) 경선에 출마하려는 후보가 당권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정 전 대표 측 입장이 13표로 1표 더 많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전대 투표는 현행 대의원만 투표하는 방식에서 대의원 투표 70%, 당원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반영키로 결정됐다. 이 결과 역시 13대 12표로 아슬아슬하게 갈렸다.
전준위 투표 결과를 놓고 정 전 대표와 정 고문 측이 요구 조건을 1개씩 관철시킨 데 반해 손 고문 측은 얻은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대 룰은 6일 열리는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당무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한편 이날 유선호 의원이 “당의 진정한 변화와 통합을 통해 새로운 진보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조배숙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으며 486그룹의 최재성 백원우 의원과 이인영 장성민 정봉주 전 의원, 충청권의 양승조 의원 등도 후보 등록일인 7∼8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