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차기로 송판 8장 반토막… 태권도 격파왕 백기현씨 “근력·스피드·기술 3박자”

입력 2010-09-05 22:29


“격파는 본래 겨루기, 품새와 더불어 태권도의 3대 축입니다. 그런데도 격파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낮아 안타깝습니다.”

5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0 대한태권도협회(KTA) 격파왕대회에서 위력격파부문 격파왕에 오른 백기현 관장(43·가온누리 도장)은 격파가 심신을 단련시키는 데 훌륭한 수단임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9위에 그쳤던 백 관장은 지난 1년간 훈련에 매진, 생애 처음으로 격파왕에 등극했다. 이번 대회 격파부문은 격파기술을 채점해 순위를 가리는 기술격파부문과 주먹, 손날, 앞차기 등 5개 기술로 깬 송판과 블록의 개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위력격파부문이 있다. 백 관장은 주먹으로 20㎜두께의 송판 11장, 손날로 블록 10장, 뒤차기로 송판 8장 등을 격파, 위력격파부문을 석권했다.

“격파는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근력과 스피드, 기술 3박자가 결합돼서 좋은 격파가 나오지요.”

그래서 매일 꾸준하게 단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2004년부터 각종 격파대회에 출전해 경험을 쌓은 것도 크게 일조했다. 작고하신 아버지가 1963년 세운 태권도 도장(서울 쌍문동)에서 2대째 도장을 운영하는 백 관장은 초등학생 중심의 오락적 요소와 상업주의가 가미된 태권도 도장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태권도 동료 25명과 함께 지난해부터 ‘가온누리’라는 동호회를 만들어 도장이름도 아예 이것으로 바꿨다. ‘세상의 중심’이란 순수 우리말로 태권도를 모든 무도의 중심으로 키워보겠다는 뜻이 담겼다. 또 지역의 태권도 도장이 개인의 심신을 단련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는 게 백 관장의 또 다른 지론이다.

구미=서완석 부국장 기자